기사입력 2009.02.20 03:27 / 기사수정 2009.02.20 03:27
의욕적으로 출발한 핸드볼큰잔치가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장내 아나운서, 치어리더를 활용하는 등 겉으로 '프로 스포츠'를 따라하려는 모습이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핸드볼 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홍보가 여전히 부족해 보였고, 이 때문에 관중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관중수 급감'의 가장 큰 이유로 '경기 시간'을 꼽았다. 많은 경기가 하루에 한꺼번에 치러지다보니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번 핸드볼큰잔치는 오후 2시부터 6시 30분까지 4경기가 연달아 치러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저녁 시간에 한 경기를 편성한 데는 직장인, 가족 단위 팬들이 부담없이 경기를 즐기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대회 기간동안 이러한 의도와 맞게 관중들이 들어온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군데군데 넥타이를 멘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개막전같은 분위기를 낸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또, 낮 시간에 치러지는 경기도 쉴 틈을 제대로 주지 않고 연이어 경기를 펼치는 탓에 관중들이 자리를 뜨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고 있다.
이틀 연속 저녁 시간을 이용해 경기장을 찾았다는 직장인 김상훈(40) 씨는 "프로 농구, 배구처럼 하루에 한 경기씩 치러지면 관중들의 재미도 높아지고, 집중도도 있을텐데 2경기도 아니고, 4경기는 정말 이해가 안 간다."면서 "그렇다고 저녁 경기가 흥미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열하고 보여주기 식으로 대회 운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주부 이연희(32) 씨는 "아이들 데리고 경기장 왔는데 도대체 어떤 경기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 지 그냥 지켜보기만 했던 것 같아 답답했다."면서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에 걸맞게 대회 운영, 홍보 같은 것도 좀 체계적으로 자리잡혔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팬들의 불만섞인 아쉬움이 들리지만 딱히 해결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핸드볼큰잔치에 참가하고 있는 팀들의 특성 때문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 충남도청, 용인시청, 삼척시청 같이 관공서에서 지원하는 팀이 많다보니 이를 운영하는 예산 문제가 무엇보다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또, 경기를 치르기 위해 3-4곳에서 분산 개최하는 것도 핸드볼협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기 시간'과 '홍보 부족'으로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핸드볼큰잔치. 신임 핸드볼협회장 자리에 오르며 '중흥'을 목표로 내건 최태원 SK 회장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 과제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텅 빈 관중석의 부천 실내 체육관 (C) 엑스포츠뉴스DB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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