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21:12

[건강이 보인다] 추위가 몸과 피부에 미치는 영향

기사입력 2009.02.16 17:45 / 기사수정 2009.02.16 17:45

이우람 기자

잊히고 있던 미끄러운 얼음바닥이 곳곳에 보인다. 그렇다. 이제 봄이 오나 싶더니, 막바지 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오는 주말까지는 한동안 쌀쌀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니 건강관리가 주의 된다. 그래서 오늘 [건강이 보인다]에서는 장롱에 넣어둔 점퍼를 꺼내기 귀찮다는 이유로 얇은 옷으로 어떻게 며칠 버텨보려는 분들에게 '추위가 몸과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전해보려고 한다.

한(漢)나라 때 편찬된 한의학 고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의 한 챕터인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에서는 각각의 계절에 알맞은 생활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겨울은 물이 얼고 땅이 갈라지는 계절이다(水氷地坼).

일찍 잠에 들고 늦게 일어나며(早臥晩起) 햇빛이 들기를 기다려야 된다(必待日光). 추운 곳엔 가지 말고 따뜻한 것만 먹으며(去寒就溫) 피부를 추위에 노출하면 자칫 양기를 빼앗기므로 삼가야 한다(無泄皮膚). 만약 이를 어기면 콩팥이 상하게 되고(逆之則傷腎) 봄에 몸이 야위게 된다(春爲痿厥)’고 적혀있다. 지금보다 훨씬 추운 겨울을 이겨낸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는 문장이다.

추위와 몸

한의학에서 ‘콩팥’은 몸의 원기를 저장하는 장기이며, 폐와 함께 몸의 수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옛날에는 난방 기술의 부족으로 겨울에 얼어 죽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나 현대에는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우리가 춥고 건조한 겨울을 지내고 있음에는 차이가 없다. 겨울철엔 한 달에 한두 번씩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다. 흔히들 ‘한파(寒波)’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차가운 파도’처럼 뼈가 시릴 정도의 한기가 우리의 몸 안으로 밀려온다는 의미이다.

이때 우리의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몸속 ‘양기(陽氣)’를 끌어올려 추위와 싸우게 되는데, 문제는 몸속 양기는 사람마다 정해진 양이 있기 때문에 부족해질 경우 몸을 떨어 근육의 열로 보충하거나 소변의 양을 줄여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이 과정이 지나치면 결국 신장이 약해지게 된다. 심해지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맥을 못 추거나, 뼈가 시리고, 이가 약해지며, 소변조절에 문제가 생기거나 팔다리가 저리고 야위는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다시 돌아온 추위에 놀라 난방을 올리진 말자

추운 날씨는 피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겨울철 피부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피부의 수분 부족, 즉 건조해진 피부이다. 춥고 건조한 날씨엔 앞서 말한 대로 피부가 수분을 잃게 되는데, 피부가 추위에 노출되면 가장 처음 발생하는 현상이 피부 밑 혈관의 수축이다.

혈관수축으로 인해 피부는 수분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고 건조한 공기와 더불어 안팎으로 수분부족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그 결과 각질의 축적이 많아지며, 옷의 마찰이나 가벼운 접촉에 의해 피부가 쉽게 상처를 입게 된다. 그리고 지성 피부의 경우 건성 피부에 비해 겨울나기가 쉬울 것 같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실제로 임상에서 지성 또는 지루성 피부 환자에게 있어서 피부 보습은 증상의 호전에 있어 매우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성 피부나 여드름 등 지성 피부인 환자는 각질의 탈락 주기가 정상인에 비해 빠르기 때문에 피부 수분 상실에 따른 각질 축적이 더 많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각질의 과잉축적은 모공의 배설기능을 방해해 여러 가지 2차적 피부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이처럼 추위 자체도 피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추위에 노출된 피부는 혈관수축을 하게 되지만 반대로 따뜻한 곳에 가면 혈관은 심하게 확장해 홍조(붉은 빛깔)를 띈다. 한의학에서는 이것을 ‘열(熱)’이라고 하는데, 만약 평소 식생활에 문제가 있거나 과로, 음주, 여성의 경우 생리 전후 등 특수한 상황에서 찬 곳과 따뜻한 곳을 반복적으로 오가게 되면, 이것을 계기로 피부 트러블(성인여드름)을 일으키거나 기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겨울철 지나친 난방을 삼가야 하는 이유가 비단 몸의 건강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겨울철 피부관리 잘하면 봄에 '꽃 된다' 

우리의 몸이 하루에 생산해 낼 수 있는 에너지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겨울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려면 우선 한 가지 음식을 먹더라도 따뜻한 음식을 찾아 섭취해야 한다. 내복 착용을 생활화하여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는 노력을 함께한다면 더욱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겨울철 피부 관리에 있어 수분공급은 매우 중요하다. 각질의 역할은 피부보호이기 때문에 과해서도 안 되고 덜해서도 안 된다. 과도한 각질은 수분을 많이 함유한 제품을 꼼꼼히 발라 각질의 자연탈락을 유도하고 지나치게 때를 미는 것을 삼가야 한다. 때를 밀지 않는 서양인의 피부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것처럼, 여드름이나 지루성 피부 등 피부질환이 없는 경우 사람의 피부는 적절한 관리만 해주면 알아서 각질의 양을 조절하게 된다.

마지막 매서운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경기침체와 맞물려 더욱 춥게 느껴질 이 겨울, 자기 관리에 더욱 신경 써 다가올 봄에 아름답게 피어날 새싹처럼 몸과 마음이 함께 활짝 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ditor 이우람 / 도움말 화접몽한의원 허금정 원장 



이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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