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5.11 07:01 / 기사수정 2005.05.11 07:01
두산도 강했지만, 삼성은 더욱 더 강했다
5월 10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 간의 시즌 4차전 경기에서 삼성이 박한이의 4타수 2안타 3타점 맹활약과 바르가스의 6이닝 3안타 2실점 호투를 앞세워 두산을 7:2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산은 5회말 결정적인 실책성 안타 등을 내주며 자멸해 삼성에게 단독 선두 자리를 헌납했다.
경기전: 나는 네가 지난 3연전 때 한 일을 알고 있다
경기 전 양팀의 관심사는 역시 지난 달 4월 19일부터 있었던 3연전에서 4:3-4:3-3:2 로 3일 연속 1점차 승리를 거둔 두산이 계속해서 삼성의 천적으로 군림하느냐였다.
특히 지난 3연전, '임창용- 배영수-바르가스'라는 걸출한 선발투수를 내놓고도 3연패를 당한 삼성은 당시의 패배가 현재 2위에 머무르게 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었다. 때문에 삼성은 지난 3연패의 수모를 설욕하는 동시에 선두 탈환을 위해서도 중요한 경기였다. 두산 입장에서도 '삼성-롯데와 죽음의 6연전'을 앞둔 만큼 선두 수성에 더 없이 중요할 경기였다.
초반: 김동주 vs 박한이의 대리전?!
9연승의 상승세의 두산과 호화맴버로 '우승 후보 1순위' 삼성의 대결. 초반은 팀간의 대결이 아니라 간판타자 '김동주 vs 박한이'의 양상이었다.
먼저 선취점을 올린 팀은 삼성. 2회말 선두타자 4번 심정수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나가 만든 무사 1루 찬스에서 김명제를 상대로 5번 박한이가 들어와 초구에 철저하게 '노리는 타격'으로 밀어쳐 좌월 투런포로 선취 2득점.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9연승의 두산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곧 이은 3회초 공격, 8번 김창희의 우측 2루타와 손시현의 사구로 만든 무사 1-2루. 1번 장원진과 2번 황윤성이 연속삼진을 당하며 기회를 무산시키는 듯 했지만, 3번 최경환이 볼넷을 골라 2사 만루찬스에 타석엔 김동주가 들어섰다.
2S 1B에서 밀어친 타구는 우전 안타가 되며, 김창희와 손시현이 홈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은 양팀. 삼성은 다시금 3회말에 달아난다.
1사후 양준혁과 심정수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2루. 5번 박한이 타석에서 2루주자 양준혁은 과감하게 3루 도루를 시도 1사 1-3루의 찬스를 만들며, 박한이의 우익수 플라이때 홈인 3:2로 리드를 잡았다. 양준혁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칭찬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중반: 두산의 콜 플레이 미숙을 발판으로 달아나는 삼성
3:2로 리드를 지켜나가던 삼성. 4회말에 추가득점에 성공한다. 최근 '박진만 대역' 을 넘어서 박진만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9번 김재걸이 중견수 키넘기는 2루타로 1사 2루 찬스를 잡았고, 이어 1번 강동우가 초구에 2루수 옆을 스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김재걸이 홈인하며 4:2. 추가점에 성공했다.
문제의 5회말. 심정수와 박한이를 와야 플라이로 잘 잡은 2사후 문제가 발생했다. 6번 진갑용과 7번 김종훈의 연속 볼넷으로 2사 1-2루 찬스를 만들었고, 8번 조동찬 타석 때 나온 폭투로 2사 2-3루가 되었지만, 조동찬이 친 타구는 평범한 플라이로 공격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2루수-1루수-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볼을 서로 잡으려다가 야수끼리 충돌하고 만다. 기록상으로는 2타점 우익수 쪽 안타였지만 다분히 실책성의 안타를 허용한 것이다. 두산 입장에서는 이 실책성 안타 하나로 흐름을 완전히 삼성에 넘겨줘버렸다.
종반: 쐐기득점 하는 삼성. 여유있는 경기운영
두산은 8회초 1사 1루의 마지막 찬스를 잡았지만, 믿었던 4번 김동주가 병살로 물러났다. 반면 삼성은 8회말 1사 3루서 박석민의 중전안타로 1득점. 7:2로 달아났고, 두산 역시 별다른 저항 없이 오승환-박석진의 구위에 눌리며, 경기는 7:2로 끝이났다.
경기후: 작은 수비 하나가 가른 승패
연승의 기세와 공수의 안정감이 맞붙은 두 팀의 대결은 결국 2:2로 동점이던 3회말 1사 1-2루에서 나온 양준혁의 3루 도루로 얻은 3점 째. 그리고, 4:2로 달아난 5회말 2사 2-3루에서 나온 야수진의 '콜 플레이' 미숙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준 2점이 치명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대목에서 두산은 공수의 핵인 홍성흔까지 교체하며, 오늘 경기에 대한 미련을 어느정도 접었고, 이후 삼성 입장에선 편한 경기운영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두산 입장에선 2:0으로 뒤지던 3회말 2사후 김동주의 안타로 동점을 만드는 것까진 좋았으나 결국 신인 김명제가 5회말 2사까지 잘 잡고도 연속 볼넷을 내주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점은 김명제가 '신인 티' 를 벗기 위해선 아직 많은 경험과 수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타구장 소식>
LG, 한화 꺾고 2연승 질주
잠실 한화와 LG와의 경기에서는 LG가 한화에게 7:2 승리를 거두었다. LG는 1:0으로 뒤진 2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터진 이병규의 주자일소 2루타와 한규식의 안타로 4:1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도 스미스의 희생타로 4:2로 추격하지만 3회말 박용택의 좌월 3점포로 문동환을 일찌감치 무너뜨린 LG가 진필중의 6이닝 7안타 2실점의 호투를 앞세워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이어갔다.
한화입장에서는 지난 토요일 김해님이 9이닝 9실점한 것과 역시 지난 일요일 송진우 3.1이닝 7실점(6자책). 그리고 오늘 문동환 2.2이닝 7실점 하며 사실상 붕괴된 선발진이 큰 문제점으로 대두된 경기였다.
롯데의 돋보인 마무리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K의 경기에서는 롯데 염종석과 SK 김원형의 '왕년의 에이스'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경기는 1회초 롯데가 먼저 신명철의 우중간 2루타와 이대호의 좌중간 안타로 2:0으로 앞서나간다. 그러나 1회말 김재현의 솔로 홈런으로 2:1로 추격한 SK는 2회말에도 무사 만루 찬스를 맞았고 박경완의 사구로 밀어내기에 성공. 2:2 동점을 만든다. 하지만 SK는 이후 김태균-조동화-이진영이 범타로 물러나며 더 달아나지 못한 것이 화근. 결국 8회초 2:2 상황에서 롯데의 9번 박기혁이 터트린 결승 솔로홈런으로 3:2로 패하고 만다. 롯데는 4연승.
이날 롯데의 이정민은 2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며 4승을 거두었고 노장진 역시 1이닝을 삼진 두 개를 가미하며 깔끔하게 마무리해 12세이브를 올렸다. 반면 SK의 김원형은 7.1이닝 8안타 3실점하고도 시즌 4패 째를 당했다.
분위기 쇄신에 나선 기아, 연패의 사슬을 끊다
광주에서 열린 현대 대 기아전에서는 기아가 현대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현대는 1회초 송지만의 선두타자 홈런. 6회초 1사 1-2루에서 터진에서 정성훈의 중전안타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기아는 6회말 김주형의 안타로 1점을 만회하더니 8회말 1사 1루상황에서 김민철이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선 조용준에게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2:2 동점을 만든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번에는 현대 김상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며 3:2 역전에 성공한다. 이후 현대는 송신영을 투입해 막으려 했지만 그 마저 김종국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4:2 역전패를 당했다.
현대 입장에서는 2:0이던 6회초 1사 만루에서 나온 채종국의 6-4-3병살과 마무리 조용준의 난조가 이날 경기 패배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근심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아 입장에서는 코치진 개편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날 기아는 리오스가 136개를 던지며, 8이닝 7안타 2실점의 호투했고 타선의 응집력 역시 돋보이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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