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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흑기사' 허술한 새드엔딩…김래원·신세경이 아쉬운 스토리

기사입력 2018.02.09 11:00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누구를 위한 엔딩이었을까. '흑기사'가 배우들의 열연을 못담아 낸 스토리로 혹평을 받고 있다.

8일 KBS 2TV 수목드라마 '흑기사'가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백희(장미희 분)는 샤론/최서린(서지혜)의 손에 죽고, 샤론 역시 저주를 받아 백발 노인이 되어 죽었다. 정해라(신세경)는 불로불사가 된 흑기사 문수호(김래원) 곁에서 죽음을 맞이했고, 문수호는 슬로베니아에서 혼자 쓸쓸히 살아가게 됐다.

'흑기사'는 전생부터 못 다 이룬 인연을 현생에서 이루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그린 드라마. 전생에 이들의 사랑을 방해한 백희와 샤론은 불로불사의 저주를 받고 살아갔고, 샤론은 현생에서 다시 만난 이들의 사랑도 끝까지 방해하며 문수호를 차지하려 했다.

처음 '흑기사'를 보던 이들은 남자 주인공 문수호의 직진 사랑과 걸크러시를 불러 일으키는 여자 주인공 정해라의 성격에 열광했다. 멜로 드라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답답한 상황이 잘 없었고, 이는 이 드라마의 큰 장점이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중반부로 흘러가면서 수호와 해라의 이야기보다 샤론이 가지고 있는 집념이 극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샤론이 왜 그렇게까지 수호에게 집착하는지 구구절절한 사연을 보여줬고 이는 시청자가 오롯이 수호와 해라의 사랑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 것.

또한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가는 샤론의 악행은 극을 늘어지게 만들었고, 수호와 해라 역시 이를 능동적으로 이겨내기보다 백희의 도움을 받거나,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버티는 것 밖에 없었다. 샤론에게 반격을 가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고, 드라마는 점점 샤론의 원맨쇼처럼 변질되어 갔다.

드라마가 샤론의 이야기만 부각시키면서 희생된 다른 캐릭터는 박성훈이 연기한 박곤. 그는 해라의 소꿉친구로, 돈때문에 다른 친구 영미(신소율)과 결혼을 하게 되지만, 해라에 대한 여전한 연민과 사랑을 품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샤론 이야기에 극의 무게가 실리며 곤의 감정선은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마지막회의 불로불사가 된 수호의 뒷모습은 처음부터 준비한 결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이 납득이 되지 않아 더욱 이상하게 보여졌다. 샤론과 백희가 받은 벌인 불로불사의 능력이 왜 수호에게 주어졌는지, 해라 없이 혼자 살아야하는 수호가 겪어야 할 영원의 쓸쓸함을 어떻게 풀어야하는지 답이 주어지지 않아 보는 이들도 답답해졌다.

김래원과 신세경은 이미 다른 작품들을 통해 멜로에 능한 배우임을 입증해 온 배우들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흑기사'로 만난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이 기대를 표해왔다. 두 사람의 외모와 연기력 역시 물이 오를대로 오른 상황이었다. 최고의 배우들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흑기사'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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