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12 00:28 / 기사수정 2009.02.12 00:28
악조건에서 치른 경기 '정신력이 빛났다'
여러가지로 악조건 속에서 치렀던 경기였다. 경기 전부터 시끄러운 응원으로 분위기를 달구던 이란 테헤란 아자디 경기장에 모인 축구팬들은 한국팀이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쏟아내며 선수들을 압박했다. 여기에 경기 중간부터 내린 비는 고지대에 위치한 경기장에서 뛴 경험이 거의 없는 한국 선수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런 와중에 이란의 프리킥 선제골이 터지자 어려운 경기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지와 집중력을 발휘해 승점을 챙기려는 노력을 보였다. 박지성(맨유),이영표(도르트문트) 등 해외파들이 초반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자 기성용(서울), 오범석(사마라FC) 등 젊은 선수들이 더 많이 뛰면서 약점을 커버해 주었다.
선제골을 내준 뒤에는 더욱 집중해서 경기를 펼쳐 동점골을 넣기 위한 투지를 불살랐고, 결국 기성용의 프리킥에 이은 박지성의 'A매치 10호골'로 동점에 성공했다. 전후반 내내 보인 투지 넘치는 정신력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잇따른 날카로운 슈팅, 세트피스 '두드리니 터졌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기성용은 전후반내내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스로 찬스를 만드려 했다. 하지만 이란의 수비층이 워낙 두터워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골찬스가 번번이 살아나지 못하자 직접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이란 문전을 위협했다. 또한, 전담 키커로 활약하면서 슈팅의 예리함을 키웠고 결국 후반 36분, 박지성의 동점헤딩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날카로운 프리킥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던 정성훈(부산)을 대신해 교체 출전한 염기훈(울산)도 돋보였다. 교체해 들어가자마자 빠른 몸놀림을 보였던 염기훈은 전반 종료 직전, 회심의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가장 완벽한 골찬스를 만들었지만 아쉽게 이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려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에 오른발잡이인 기성용과 번갈아 가면서 세트피스에 나서 왼발 슈터로서 이란 수비진에 혼란을 준 것도 어느정도 주효했다.
이처럼 짧게 이어지는 패스로 만들어가는 슈팅보다 미드필더에서 터진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이란의 허를 찌르면서 위력을 발휘했고, '유효 슈팅' 수에서 8-3으로 이란에 앞서는 결과로 이어졌다.
'안정' 택한 수비진 '협력으로 막아냈다'
이란전을 준비하는 1달간의 기간동안 허정무 감독이 해결해야 했던 큰 과제 중에 하나가 바로 중앙 수비였다. 잇따른 패스 미스 등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해 비판을 받았던 강민수-조용형(이상 제주) 라인의 변화를 모색하던 허정무 감독은 강한 헤딩력과 몸싸움에 능한 이정수(수원)의 중용을 거론해 주전 경쟁을 펼치게 했다. 이란과 맞설 최적의 선수라며 엔트리에 포함된 이정수는 시리아,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출전하면서 이란전 확실한 주전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본 게임에서 강민수-조용형 라인의 '안정'을 다시 택했다. 단순히 이란의 제공권만을 위해 이정수를 출전시키는 것보다 빠른 역습에도 대비하기 위해서는 조용형의 안정적인 수비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 잇따라 경기에 출전했던 '신(新) 제주 라인'의 큰 경기 경험을 더욱 높게 평가한 것도 작용했다.
그러나 이날도 조화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또 한 번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 가운데서도 대표팀이 무승부로 경기를 끝낼 수 있던 것은 '해외파'로 이뤄진 측면 수비 자원의 '활약' 덕분이었다.
이영표(도르트문트), 오범석은 측면이 강한 이란 공격을 원천 차단하면서 중앙 수비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일대일 싸움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았고, 특유의 악착같은 수비로 상대를 압박하며 효율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간간이 공격적인 모습으로 같은 라인의 미드필더와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이며 찬스를 만들려는 노력도 있었다. 이들의 수비 리드 덕분에 결과적으로 무실점과 다름없는 결과가 이어졌고, 무승부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사진=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골을 터뜨린 박지성의 모습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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