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계에 종사하는 여성 중 11.5%가 원치 않은 성관계를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7일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영화인의 성평등 환경조성을 위한 실태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11.5%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물음에는 남성 응답자의 2.6%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태조사는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 등이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한 것으로, 배우와 연출, 작가, 스태프 등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직군의 정규직·비정규직 종사자 총 749명(여성 391명, 남성 34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 여성 응답자의 35.1%(남성 20.3%)는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을 직접 겪었으며 27.9%(남성 15.0%)는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 또는 원치 않는 술자리를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가슴이나 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쳐다보는 피해 경험, 사적 만남이나 데이트를 강요받은 경험 또한 각각 26.4%, 26.2%(남성 12.6%, 10.9%)로 나타났다.
이 밖에 원하지 않은 신체접촉을 하거나 신체접촉을 강요받은 경우도 19.0%(남성 9.7%)로 나타났으며, 술자리 이후 돌아가는 길에 성적 언동을 겪은 사례가 17.9%(남성 8.2%), 성적 사실관계나 성적 지향 등을 의도하게 묻거나 의도적으로 유포한 사례가 16.4%(남성 7.1%)로 집계됐다.
가해자의 성별은 남녀 응답자 도합 91.7%가 남성(여성 응답자 95.1%, 남성 응답자 84.5%)을 지목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사례 발생 장소는 술자리나 회식이 전체 57.1%(여성 응답자 55.0%, 남성 응답자 60.2%)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외부 미팅 등 일 관련 외부장소가 25.1%(여성 27.8%, 남성 19.3%), 촬영 현장이 21.4%(여성 19.4%, 남성 27.7%), 회의나 미팅 장소가 19.9%(여성 21.1%, 남성 16.9%), 사적 만남 장소가 14.4%(여성 12.2%, 남성 18.1%) 순이었다.
하지만 피해자는 대부분 적극적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56.6%는 '문제라고 느꼈지만 참았다'고, 39.4%는 '모른 척하면서 살짝 피했다'고 답했다. '그 자리에서 가해자의 잘못을 지적했다'는 응답자는 15.7%에 그쳤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