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로 사랑받은 로맨틱 코미디 '저글러스'. 악역 중 하나인 조상무(인교진 분)까지도 귀엽게 그려지며 이 결을 유지했지만, 그 중에서도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를 이어간 이가 있으니 바로 좌윤이(백진희)의 친구이자 조상무의 비서인 마보나(차주영)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있는데, '저글러스'는 시원한 거 없이 끝나서 아쉽고 섭섭하기만 한 작품이에요"라고 '저글러스' 종영 소감을 밝힌 차주영은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감독님, 작가님부터 스태프분들 배우분들 모두 유쾌하고 배려심 많고. 이렇게 모이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라며 촬영장 분위기를 회상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저글러스'의 마보나는 조금은 무거운 캐릭터였다. 청각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두고 있었으며, 친구와 동종업계에 일하며 그에게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로 인해 친구를 음해하는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게 됐는데. 두루두루 사랑받은 '저글러스' 인물들과 달리 마보나는 앞장서서 욕을 먹는 역할이었다.
"욕을 먹는게 제 자신이 욕을 먹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욕을 먹는 거였잖아요. 그래서 좋았어요. 욕을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느낌인 것 같아요. 내 의도대로 비춰졌다고 생각하니 좋았어요."
학창 시절 보나처럼 누군가를 질투해본적이 있냐고 묻자 "정말 없다. 친구랑 다퉈본 적도 없다"고 말한 차주영. 그런 그는 마보나가 이해가 됐을까.
"'이렇게 갑자기?' 싶은 생각은 있었죠. 보나가 직접 사진을 유출할 거라고는 나도 상상 못했거든요. 그런 의외성때문에 드라마가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그 뒤에 보나가 윤이와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가는지 전혀 알 수 없어서, 그 뒤로는 감독님 디렉션에 많이 의지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보나가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수화로 대화를 한 뒤, 돌아서는 아버지의 등에 "힘들다"고 말하며 우는 장면이라고. 앞서 잘나가는 친구 윤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이어지는 장면이라 감정의 폭이 커서 부담을 가지고 찍었다고 한다. 이처럼 무겁고 진지한 캐릭터인 보나는 '저글러스' 세계관 내에서는 조금 튀어보이기도 했다.
"캐릭터 설정 자체가 어두워서, 외로운 느낌도 있었어요. '저글러스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밝잖아요. 하지만 보나는 열등감도 가지고 있고, 자존심도 세고, 마냥 밝을수만은 없는 캐릭터였죠. 그래서 혼자만 무게를 잡고 있었어요. 제 배경이 설명되기 전에 보나가 혼자 무거워서 튀어보이는 것도 감수하고 가야했죠. 저도 웃기고 싶은 욕심은 있었죠. 다같이 웃고 떠들고 싶었어요. 하하."
극중 마보나처럼 도도하고 차가워보이던 차주영의 얼굴에서 장난끼 가득한 미소를 읽었다. 역시나 그가 좋아하는 장르는 '코미디'라고.
"B급 코미디 블랙 코미디를 너무 좋아해요. '저글러스'에도 그런 요소가 많았던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는 웃길 수 있는 장면이 있다면 너무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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