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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자의 프로레슬링 e사람] '90년대 프로레슬링을 풍미한 만화 작가' 장태산을 만나다(1)

기사입력 2009.02.06 00:39 / 기사수정 2009.02.06 00:39

변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변성재 기자]
어린 시절부터 프로레슬링을 즐겨본 기자는 이분의 만화로 큰 영감을 얻어 현재까지 프로레슬링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또 그의 만화를 보기 위해 매주 화요일마다 기다리는 프로레슬링 팬 또한 있었으며, 그의 만화에 빠져 훗날 사각의 링을 점령하는 프로레슬러로 데뷔한 선수도 보았다. 90년대 국민 만화 잡지였던 아이큐점프의 '스카이 레슬러'라는 만화를 기억하는가? '바로 90년대 프로레슬링을 풍미한' 만화 작가 장태산이 그 주인공이다. 

90년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동네가 고요하다. 아니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이유인즉, 전파도 제대로 잡히지 않아 지지직거리는 미국 방송 AFKN에서 나오는 프로레슬링을 시청하기에 바빴다. 그 당시는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워리어, 91년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으로 유명세를 탄 이라크 출신 프로레슬러 바로 서전 슬래터, 그리고 미국의 평화의 상징 헐크 호간과의 대결이 한창 벌여졌을 시대이다. 물론 국내 모기업에서 프로레슬러 캐릭터를 이용한 피규어로 재미를 올리는 시절이기도 했다. 

현재는 인터넷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해 어디서 어느 곳이든 바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최첨단 시대가 다시 버렸다. 그를 만나기 전 90년도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이 시간은 국내 90년도 프로레슬링 만화를 풍미했던 작가 장태산을 만나는 시간이다. 정말 힘들게 수소문해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가 말하는 프로레슬링 세계에 빠져보자.

-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신의 소개 부탁 드립니다.

먼길 올라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너무 꼭대기라 힘드시지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만화가 장태산입니다. 어원 문화생 시절까지 합하면 40년 인생 만화가지요 (웃음)

- 어린시절 소년 장태산은 어떠했나요?

글쎄요…만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꼬마라 해야 정답이겠습니다.  이런 말 해서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만화는 종교요. 삶의 전부였습니다. 어린 시절 속히 말하면 동네 싸움대장이었지요. 학창시절 때 또한 비슷했습니다. 기자양반 또한 그때 시절에는 친구에 미치고 의리에 살지 않았나요? 나만 그런가? (웃음)
  
- 소년 장태산이 지켜봤던 어린시절 프로레슬링은 어떠했습니까?

보릿고개가 쓸고 지나간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놀거리 또 볼거리가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을 울고 웃음을 줄 수 있었던 스포츠 프로레슬링이 바로 우리들의 추억거리였습니다.흑백TV에서 방영된 프로레슬링 시합, 기억을 못 하겠지만요. 프로레슬링이 시작할 때면 집에 TV있는 친구들에게 서로 잘 보이기 바빴죠. 즉 집에 TV가 있는 집은 바로 동네의 사랑방이었습니다.

물론 동네에 TV가 없다면 다방이라던가 동네 만화방에 한 명당 일정한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장해 옹기종기 프로레슬링 즐겼고 항상 만원이었으며, 가끔 그 시대가 그립네요.
  
- 몇 년도에 만화가로 데뷔하였으며 활약한 만화를 잠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약 41년 전이네요. 벌써 내 나이도 그렇게 들어버렸네요. 1968년생 어원 문화생을 거쳐 1982년 '불꽃'으로 데뷔했습니다. 데뷔 후 '야수라 불린 사나이' '나간다 용호취' '스카이 레슬러' 으로 활약했습니다.

- 어떤 취지로 프로레슬링 만화를 연재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당시 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아이큐 점프'라는 만화 잡지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프로레슬링이 엄청난 인기가 있었으며, 헐크호건, 워리어가 등장해 소년들의 우상이었습니다. 아이큐 점프라는 만화 잡지사에서 어느 한 사람이 찾아와 기획서를 쓱 내밀더라고요. 처음에는 한참 고민에 빠졌습니다. 프로레슬링에 대해 룰도 모르고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역시 프로레슬링 팬으로써 나 자신이 보는 거와 만화가로서의 그림 그리는 게 천지차이라고 해야 할까요?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훗날 고민하다 '끝내 해보자.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한 만화였습니다.

- 연재한 만화의 제목은 '스카이 레슬러'였습니다. 이 제목으로 지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말이 될지 모르겠지만. '스카이'라는 말을 즉 하늘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자유스럽다'라는 분위기로 이 제목을 택했습니다.

- 스카이 레슬러에 등장하는 주인공 복면 엑스는 어느 선수를 보고 모티브를 잡게 되었는가요?

스카이 레슬러를 연재 전 고민에 빠져있을 때 한 줄거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나를 찾아 왔습니다. 연재 3회, 4회가 지나자 갑자기 내 귓가에 이상한 말이 들려오더라고요. 일본의 모 만화와 비슷하게 흘러 간다라고요. 그런 소리를 듣고 너무 황당해 그 스토리를 전문으로 하는 학생을 불러 어찌된 거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 학생은 '일본의 모 만화를 잠시만 참조했을 뿐이다.' 라는 말을 듣고 난 뒤 그 학생과 작업을 하기가 싫더라고요. 5회부터 나 홀로 작업을 했습니다. 만화를 그리고 스토리 쓰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웃음)

- 스카이 레슬러 제작 당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좀 부탁 드릴게요.

참 재미난 게 많았지만 그중에 재미있었던 한 가지만 말할게요. 스카이레슬러 그 작품을 미국 프로레슬링과 시대적 배경이나 움직임이 같이 흘러간 작품입니다. 연재 당시 독자와 주의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말이 들려왔어요. '장태산이 프로레슬러 출신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웃음바다였습니다.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웃음) 그 당시 제 작품을 담당하는 기자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운이 없게 먼저 세상을 떴지만 말입니다. 그 친구가 나에게 항상 '가정 파괴범 장태산 작가'라고 별명을 지어주더라고요.

원고 마감 할때까지 작업실 구석에 쪼구리 자면서 원고 마감을 기다렸던 친구였습니다. 항상 그 친구가 그랬습니다. '선생님 저 신혼입니다. 저 이혼하시면 책임지시겠습니까?'라고요. 벌써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렸네요. (웃음)

- 다른 만화와 일단 '다른 걸 느끼게 된다, 자신만의 극화체 스타일을 고집하곤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데뷔작부터 우중충하고 무겁다. 이런 평을 받아왔습니다. 만화를 보는 사람 내 만화를 가볍게 보겠지만 내 손에서는 만화는 절대 가볍지 않은 존재입니다. 무겁다고 해야 할까요? 당시 외국 만화는 컬러 만화였으며 하지만 한국 만화시대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컬러만화를 내심 부러워 그런 효과를 내기 위해서 그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주의라 말하면 편할 뜻 합니다.
 
나와 같은 동년배 시대라면 어린 시절 그 시대는 참으로 어렵게 살고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게 몸이 배겨서일까요? 나에게는 가격 저렴한 순댓국집이나 선술집 이런 분위기가좋습니다. (웃음)

- 스카이레슬러를 연재할 때 그때 당시는 프로레슬링 인기는 어떠했나요?
   
굉장했습니다. 말로 표현 할 수 없습니다. 나도 역시 토요일 오후 4시 미국방송 AFKN의 WWF를 자주 시청했습니다. 현재는 그 방송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지만, 집 주의 골목에서 노는 애들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습니다.

-  작가 장태산이 본 프로레슬링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프로 레슬링을 좋아하기보다는 사실은 지금과 개념은 다릅니다. 물론 프로레슬링 안 좋아했다고 말하기는 싫습니다. 좋아해서 만화를 연재하고 사랑을 받았으니깐요.
 
당시 태권도, 유도 운동들은 그때만 해도 나쁘게 말하면 경직이며, 도의 길로 두 가지 보는 시점이었습니다. 그 운동에서 빛을 보지 못한 사람은 쇼맨십화를 살려 밤 무대를 전전해야만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을 많이 스카이 레슬러에서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소년들의 만화라 그렇게 묘사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2부에서 계속]

만화가 장태산의 약력

1953년 서울 출생

1982년 '불꽃'으로 데뷔

1991년 프로레슬링 만화 '스카이레슬러' 연재

1992년 '김춘삼, 풍운영웅' 연재

1997년 '지킬박사와 하이드' 연재

2009년 現 부산 예술문화 대학 겸임 교수



변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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