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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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감빵생활' 박호산 "대학로 배우로서 책임감 있었죠"

기사입력 2018.01.29 14:09 / 기사수정 2018.01.29 14:09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디랄 땀따먹어!(지랄 쌈싸먹어)"

'실제로 혀 짧은 배우가 아닐까' 의심까지 받았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박호산. 김제혁(박해수 분)과 2상 6방에 지내는 수감자 중 한 명인 문래동 카이스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996년 뮤지컬 '겨울 나그네'로 데뷔, 공연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지만,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는 낯설고 새로운 인물이었다.

"요즘은 밖에 나가면 인사를 많이 받아요. '문래동 카이스트'로 알고 계시긴 하지만. 대학로에 갔다가 사진만 100장 넘게 찍었어요.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죠. 신원호 PD니까 다를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만, 유명한 사람도 없고 전통적으로 잘 되는 소재도 아니고. 그냥 '열심히 하자' 그랬죠."

문래동 카이스트는 별명처럼 교도소에서도 못 만드는 게 없는 맥가이버. 박호산에게 이 역할이 주어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신원호 PD가 고민을 많이 하더라. 그래서 어렵고 누굴 줘야 할지 모르는 걸 내게 주면 디자인해보겠다고 약간 건방을 떨었다. 이후 카이스트 대본을 주면서 '잘 좀 디자인해달라'고 부탁하더라. 어렵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호산은 인터뷰 내내 신원호 PD에게 고맙다는 말을 참 많이 했다. "기용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는 박호산은 "이럴 때 잘하지 못하면 앞으로 신원호 PD처럼 대학로 연극배우들을 써주는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잘해야 한다, 그런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한 배우 중 정경호나 정웅인, 정해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연극·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드라마의 인기로 배우들에게 관심을 두게 된 대중들이 다시 연극과 뮤지컬로 시선을 돌리는 '선순환'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뮤지컬 '팬레터'가 좋은 사례겠죠. 해롱이(이규형의 극 중 별명)가 인기를 얻으면서 관객 수가 올라가고 있더라고요. 고무적이죠. 배우로서, 대학로 관계자로서, 일반 관객이 많이 오는 것도 행복하고요. 연출, 영화감독 등 매체에 계신 분들이 대학로를 더 유심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공연 경험이 많은 배우가 모인 덕에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애드리브 천국이었다. 유한양과 카이스트가 다투는 장면이나 극 중에서 웃음을 주는 신은 대부분 애드리브였다고 한다. 박호산에게 애드리브 비법을 묻자 "무대에서는 긴 호흡의 연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컷을 안 하면 컷 할 때까지 연기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해롱이와 카이스트의 고추와 물파스 싸움에는 재밌는 뒷얘기가 있다.

"원래는 카이스트가 고추즙을 손에 묻혀서 하는 거로 대본에 나와 있었죠. 그런데 직접 발라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서 물에 여러 번 씻어서 내 눈에 직접 발라봤어요. 괜찮더라고요. 물파스도요, 안에 내용물을 다 비우고 물로 채웠어요. 그렇게 리허설을 하는데 물파스가 따가웠어요. 알고 보니 물파스 뚜껑을 안 씻은 거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더프로액터스, tvN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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