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시리즈물로 자리 잡은 '조선명탐정'이 세 번째 이야기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8일 개봉한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감독 김석윤)은 2011년 1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과 2015년 2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작품이다. 세 번째 시리즈까지 모두 설 연휴가 있는 겨울 시즌에 개봉하며 그 존재감을 더한다.
1편과 2편에 이어 김석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대표 배우인 김명민과 오달수 역시 더욱 업그레이드 된 콤비 호흡으로 돌아왔다. 1편의 한지민, 2편의 이연희에 이어 김지원이 기억을 잃어버린 의문의 여인 월영 역으로 합류했고,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 흑도포 역의 이민기, 자객 천무 역의 김범 등 반가운 얼굴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시리즈는 '흡혈괴마의 비밀'이라는 부제로 괴마의 출몰과 함께 시작된 연쇄 예고 살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나선 명탐정 김민(김명민 분)과 서필(오달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편, 2편과는 달리 3편에서는 의문의 여인이자 괴력을 가진 월영이 이들과 힘을 모아 함께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선다.
실제로도 서로에 대한 탄탄한 믿음을 자랑하고 있는 김명민과 오달수가 연기한 김민과 서필이 선보이는 콤비 호흡이 돋보인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탄탄함을 자랑하는 선 굵은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명민은 코믹하면서도 천재적인 '조선명탐정'의 캐릭터를 온전히 흡수해냈다. 빈틈없어 보이는 캐릭터 속 '예쁜 여자에 약하다'는 김민의 단점은, 3편에서 월영과의 로맨스 구도가 더해지며 이야기를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해냈다.
오달수도 김명민과 함께 하는 파트너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다작배우이자, 여러 작품에서의 감초 역할로 늘 다채로운 모습을 자랑하는 그이지만 '조선명탐정'에서의 존재감은 조금 더 남다르다. 김민과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엔 가장 든든한 그의 편이 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사건 해결을 위해 머리를 모으는가 하면 월영과 핑크빛 분위기를 풍기는 김민에게 질투하는 모습은 오달수 특유의 유쾌함과 함께 스크린에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히든카드'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김지원은 티 없이 밝은 미모를 스크린 가득 채워낸다. 첫 사극 도전이지만 그 안에서 웃음과 눈물 등 다양한 감정을 채워 넣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어떤 현장보다 즐거웠다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 속에서 김명민, 오달수 등 출연진들과 어우러지며 실제로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한편에서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에 대해 드라마적인 요소가 가미되며 기존 1편과 2편에서 선보였던 추리의 재미는 다소 낮아졌다는 평도 있다. 깊이 있는 추리의 이야기를 원했던 관객에게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한층 더해진 세 번째 시리즈의 흐름이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오락 영화라는 장르의 성격, 또 전 연령대를 상대로 한 설 연휴 영화라는 이름에 충실하며 자연스럽게 관객들 곁에 찾아가기 위해 준비했던 '조선명탐정'만의 색깔을 생각한다면, 이에 대한 큰 거부감 없이 극 속에 녹아들 수 있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시리즈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고, 이에 대한 감독과 배우들의 자부심과 책임감까지 '조선명탐정' 시리즈만이 가진 고유함과 유머 코드는 결코 짧지 않은 8년이라는 시간을 지켜오며 스스로 그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120분. 12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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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