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31 10:06 / 기사수정 2009.01.31 10:06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대한야구협회를 이끌어 갈 수장이 정해졌다. 한나라당 강승규 마포(갑) 지구당 의원이 대의원들의 추대를 받아 신임 대한야구협회장으로 선임됐다.
‘정치인’ 여부를 떠나 일단 전국 각지의 지방 야구협회장들, 즉 ‘야구인’들이 대의원총회라는 방법을 통하여 추대한 인사라는 점에서 그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사단법인 대한야구협회 정관’에 기초하여 선정된 인사이기 때문이다.
대한야구협회는 결코 작은 기구가 아니다. 유소년, 청소년 야구를 포함하여 대학 야구, 사회인 야구, 실업 야구 등 소위 ‘프로야구가 아닌 리그’를 총괄하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야구가 한국야구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이러한 유소년 리그와 고교야구, 대학야구는 프로로 향하는 ‘젖줄’이기 때문에 이러한 각종 ‘아마야구(혹은 세미프로리그)’를 지휘하는 수장은 그 누구보다도 야구에 정통한 인사여야 한다.
물론 야구협회장 혼자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한야구협회의 수장 되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학원스포츠와 아마야구 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하며, 이러한 방향을 잘 따라갈 수 있는 ‘사람(전문가)’도 잘 뽑아 쓸 줄 알아야 한다. 이는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 총재도 마찬가지다. 총재 되는 사람이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발품을 팔 줄 알아야 한다.
백인천 前 LG감독을 포함한 야구 원로, 그리고 현장에 있는 아마야구 감독들이나 전문 야구인들이 야구협회장이나 KBO 총재로 정치인 선임을 반대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 바가 크다. 또한 정치인의 존재 목적은 민생 안정에 있다. 특히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 정치인들은 더욱 서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시기에, 과연 정치인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업들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추진해 갈 수 있느냐는 ‘우려’가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정치 할 시간도 별로 없을 텐데 어떻게 많은 야구인들의 바람을 수렴하여 착실하게 대한야구협회나 KBO를 이끌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야구계의 모든 일들이 ‘탁상공론’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것이 ‘정치인 선임’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치인 선임 여부를 떠나 29일 대의원 총회에서 보여 준 대한야구협회장 선거 과정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많았다. 협회장을 추대하는 자리에 정작 강승규 의원 본인이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점, 후보 약력이 회의 당일에서야 대의원들과 기자단들에게 전달된 점, 참관인들과 대의원들에게 전달된 대한야구협회장 후보 약력 유인물이 허술하게 작성된 점 등은 모든 이들의 쓴웃음을 자아내야만 했다.
▲ 허술하게 작성된 후보자 약력. 다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추대된 강승규 신임 대한야구협회장을 비롯하여 곧 추대될 KBO 총재는 이러한 한계점을 모두 인정하는 동시에, 현장의 목소리를 모두 수렴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아야 한다. 또한 대한야구협회와 KBO 간의 긴밀한 협력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야구를 사랑해야 한다. 신임 대한야구협회장 스스로도 천안북일고교 – 고려대학교 등 야구 명문 학교를 졸업하여 ‘야구는 나의 인생’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모든 야구인들의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정치인’ 여부를 떠나 강승규 협회장 본인이 야구인들의 추대를 받아 대한야구협회 수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 추대 이후 많은 대의원들이 강 회장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 실업야구의 정체성 문제, 개인 사정에 의해 야구를 그만두고 다시 재계하려는 선수들에 대한 규정 완화 문제, 모든 야구인들을 협회로 집중시키는 ‘통합’의 문제, 외국에서 오는 야구인들에 대한 소홀한 대접 문제 해결 등 현장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목소리 하나 하나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협회장 수락 연설에서 ‘여러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한 것을 임기 내내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프로야구의 수장이 될 KBO 총재 역시 마찬가지다.
모쪼록 아마야구의 수장인 신임 대한야구협회장과 곧 선임될 KBO 총재가 야구장을 비롯한 현장에 자주 나타나 그들을 치하함과 동시에, 야구계의 실태를 직접 눈으로 볼 줄 아는 일꾼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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