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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내게도 봄이 오면"…가사로 본 故종현의 마지막 11가지 이야기

기사입력 2018.01.23 13:57 / 기사수정 2018.01.23 14:06

김미지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음악을 좋아해 가삿말을 쓰고 멜로디를 작성해 작품을 만들던 청년이 유작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음악 세계가 잔뜩 담긴 11곡의 신곡을 남겨놓고서.

종현은 23일 낮 12시 각종 음원 사이트에 새 앨범 '포에트 I 아티스트'(Poet I Artist)를 발매했다. 수록된 11곡은 앨범명처럼 몽환적 시인이 쓴 듯한 가사와 감각적 아티스트가 부르는 멜로디와 목소리가 가득차 있다.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빛이 나'는 트로피컬 소스와 트랩 리듬을 기반으로 한 일렉트로닉 팝 곡. '빛이 나', '아주 꽤' 등의 반복되는 가사와 멜로디 자체에 밀고 당기기를 하듯 강약을 조절하는 종현의 보컬이 어우러져 트렌디한 멜로디를 가지고 왔다.

이어진 '환상통'은 일렉트로 신스 팝 곡. '널 감당할 건 나뿐이야 / 아무도 못해 Only One You Need' 등의 가사에서 한 쌍이 될 수 밖에 없는 당신과 나 사이에서 열렬히 구애의 설득을 펼치고 있는 이야기가 돋보인다. '빛이 나'에서는 밝은 분위기가 있었다면 '환상통'은 비교적 다크한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3번 트랙 '와플'(#Hashtag)는 SNS에 빠져 아무렇게나 남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가만히 있어도 물어뜯을 걸 갖다 줘 고맙지 뭐 / 걸레짝 되면 또 딴 얘깃거리 / 쟤랑 걔랑 사귄대 그렇다 카더라 / 내 친구의 사촌의 선배의 친구의 사돈이 봤대 / 와플 먹어 / 악플 먹어' 등의 가사에서는 사실 확인이 안 된 '카더라'로 악플에 희생되는 연예인들의 현실을 재치 있게 비판했다. 특히 악플을 다는 쪽과 욕을 먹는 쪽 모두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듯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종현의 보컬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기름때'는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하얀 셔츠에 묻은 기름때로 표현한 퓨쳐 R&B 곡. '그래 곡 너 같아 / 지겹게 끔찍하게 번진 게 / 다 못쓰게 만들어 버린 게' 등의 가사가 누구나 하나쯤 있을 법한 나쁜 기억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내 공감을 이끌어낸다.

'테이크 더 다이브'(Take The Dive)는 누군가에게 빠져드는 감정을 바다에 휩쓸리는 듯한 느김에 빗대어 표현한 팝 발라드 장르의 곡. '나란 작은 세상이 너와 마주쳤을 때 / 그때 내게 일어난 파장 / 단 한번의 웃음이 / 무색했던 내 맘을 전부 물들이고도 남잖아' 등의 가사에서는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져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는 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 구경 중'은 바쁜 일상 속의 여러 장면과 사람들을 구경하는 이야기가 인상적인 펑크 소울 장르의 곡. '고갤 푹 또는 폰에 시선 고정 / 야 앞 좀 봐 위험 위험해 / 대낮 버스 정류장 / 앞에 우글우글 대는 게 징글징글해' 등의 가사에서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정신 없이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가 하면, 마지막에는 '어디 가 / 나도 같이 가자 / 나도 데리고 가줘' 등의 말로 함께 어울리고 싶은, 혹은 어울려야 하는 마음을 표현해냈다.


'리와인드'(rewind)는 앨범 속 가장 몽환적인 곡으로도 꼽힌다. 무질서한 기억의 흐름대로 가사가 나열되는 것은 물론 '뭘하든 간에 시간은 가네' 등의 가사와 'Rewind'가 계속 반복되고 무덤덤한 종현의 보컬이 얹어져 신비한 분위기를 내는 것. 또 각국의 '하나 둘 셋'을 원어로 기록해 반복하는 모습도 보여 곡을 듣는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하루만이라도'는 어쿠스틱 기타와 트로피컬한 비트가 어우러진 팝 곡. '하루만이라도 / 이러지 마 자꾸 나타나 왜 / 끝났잖아 다 지난 일인데' 등의 가사에서는 하루만이라도 벗어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면서도 마지막에는 '하루만이라도 / 제발 이 하루 속에서 / 우리 함께라면 좋겠어' 등에서는 역설적인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어떤 기분이 들까'는 누군가에 대한 사랑을 홀로 상상하고 표현하며 설레어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 / 너와 눈을 맞추면 / 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 / 너와 손을 잡으면' 등의 가사에서는 이제 막 짝사랑을 시작한 이의 이야기를 담아 설렘의 감정을 자아냈다.

'센티멘탈'(sentimental)은 사랑하던 연인과 헤어진 이가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목소리로 어느 순간 센치해진 감성을 표현한 이야기를 담았다. '가만히 눈을 감아보면 네가 내 옆에 있을 것 같은데 / 쓸쓸히 내 맘이 축 처지면 네가 내 어깰 토닥토닥 거릴 것 같은데 / 센티멘탈 해 / 몇 센티 안에 네가 누워 있던 게 마냥 엊그제 같은데' 등의 가사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이별 후의 일상 생활에 복귀했으면서도 어느 순간 감정의 나락에 빠져버리는 이별 후 감성이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우린 봄이 오기 전에'는 앨범 속 가장 정적인 어쿠스틱 발라드 곡. '차갑게 얼은 겨울은 아직 그대로인데 어찌해야 하나 고민 말아요 / 난 괜찮아요 또 내게도 봄이 오겠죠 / 혹시 너에게 옮길까 봐 내 눈물 내 슬픔 잊고 내게도 봄이 오면 / 그땐 그땐 그땐' 등의 가사에서는 자신의 슬픈 이야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려운 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안타까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수록된 11곡의 곡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아내며 앨범 전체에 다채로운 감성과 감정을 선사했다. 시인 그리고 아티스트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랫말과 멜로디에 모두 담았던 故종현의 마지막 완성작이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SM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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