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최승호 MBC 사장이 예능과 드라마의 변화와 방향성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인기 예능 '무한도전'의 시즌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승호 MBC 사장은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후 한 달간의 소회와 2018년 MBC를 이끌어갈 방향을 이야기했다.
최승호 사장은 "취임 첫날 보도국 간부 인사부터 했다. 새로운 체제의 보도국에서 뉴스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조직을 개편하고 임원, 보직 간부, 사원을 인선했다. 찢어져 있던 시사교양국은 시사교양본부로 다시 태어났고 보도본부에서 스케이트장을 비롯해 비제작부서로 쫓겨난 많은 기자들이 유배지에서 보도본부로 돌아왔다. 12월 26일부터 나름대로 뉴스를 다시 하게 됐다. 이후 프로그램이 속속 복원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계열사 임원 선임도 과거보다 투명한 방식으로 선임될 것이다. 현재 임원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2월까지는 계열사 임원 인사와 프로그램 복원이 마무리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MBC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프로그램에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데 그럼에도 제작비 투자를 135억 증가시켰다. 드라마도 외주 제작으로 해왔는데 MBC가 자체 기획을 강화한다. 취임 당시 드라마의 숫자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일일드라마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전생의 웬수들'이 5월까지 방송되는데 이후 잠정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파일럿을 과감하게 많이 만들 예정이다. PD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주겠다고 했는데, 설특집부터 파일럿 프로그램을 대거 만들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예능의 시즌제 가능성도 발표했다. 최 사장은 "봄 개편부터 예능에도 시즌제를 도입할 것이다. 기존에 있는 예능도 시즌제가 될 수 있고 새로운 프로그램도 시즌제를 전제로 해 만들어질 것이다. 기존에 잘 나가는 프로그램도 적절한 시점에서 너무 길게 끌고 가지 않을 예정이다. 휴지기가 필요하면 시즌 오프해 과감하게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MBC 간판 예능이자 10년 이상 꾸준히 달려온 '무한도전'의 시즌제 여부도 언급됐다.
김태호 PD는 과거 SNS에 기획과 제작, 편집으로 바쁜 '무한도전' 제작진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시즌제에 대해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언급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 사장은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내에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은 그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안 될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런가 하면 "시사 프로그램은 'PD수첩'이 복원됐다. '스트레이트'라는 제목의 탐사보도도 준비 중이다.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이 진행자가 되고 MBC 중년기자 7명이 탐사 보도를 해 나가는 신개념 프로그램이다"라고 귀띔했다.
최승호 사장은 "올해 방송계의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MBC는 더욱 좋지 않다. 8년 동안의 혼란 속에서 끊임없는 갈등과 싸움 속에서 빼앗긴 방송의 자유를 복원하는 감격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의 환경이 참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한 달동안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체 환경의 변화로 방송 광고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제작비는 점점 뛰어오른다. 올해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있는데 중계권료가 기절할 정도로 많다. 평창 동계 올림픽만 해도 119억원이다. 러시아 월드컵 중계권료는 487억원이다. 이 두 가지만 합쳐도 600억이 넘는 중계권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프로그램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시청자에게 보답하는 것이고 신뢰를 받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면서 과감히 제작비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국민에게 내놓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며 각오를 덧붙였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해 12월 MBC 새 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파업 당시 해고된 지 1998일 만에 MBC 사장으로 돌아오게 됐다. 임기는 지난달 13일 해임된 김장겸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2020년 주주총회 때까지다.
최승호 사장은 1986년 MBC에 PD로 입사, '경찰청 사람들', 'PD수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을 연출했다. 이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을 추적해 2006년 한국PD협회가 주는 올해의 PD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4대강 수심 6m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 등으로 두 번째 올해의 PD상을 품에 안았다. 2012년 MBC 파업 당시 해고당한 뒤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활동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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