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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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현장] '화유기' 사태, 비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사입력 2018.01.04 17:31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화유기' 미술 스태프의 추락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번 일에 쏠린 관심이 비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생산적인 에너지로 바뀌어야 한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는 드라마 '화유기' 제작 현장 추락 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과 MBC아트지부의 김종찬 지부장, 사건 목격자인 MBC아트 직원, 故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가 참석했다.

지난달 23일 오전 1시경 경기도 안성에 있는 '화유기' 세트장에서는 MBC아트 소속 소도구 담당 직원이 조명을 다는 작업을 수행하다 천장이 무너져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직원은 척추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현재 피해자는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 치료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이후 '화유기' 측이 이를 숨기고 첫 방송을 강행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며 CJ E&M과 JS픽쳐스, 박홍균 감독 등이 많은 대중의 지적을 받았다. 특히 박홍균 감독이 연출한 다른 드라마에서도 안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과 출연한 배우들이 혹독한 제작 환경을 토로한 인터뷰 내용 등이 다시 화제가 되며 개인에 비난의 목소리가 쏠리기도 했다.

이날 언론노조는 '화유기' 촬영장에서 벌어진 일이 '화유기'만의 문제가 아님을 명확히 했다. 또 언론노조가 이 사건에 집중하고 목소리를 내는 이유 역시 '화유기'의 제작을 중단시키기 위해서가 아닌, 이번 사건이 피해보상에서 끝나지 않고 방송 제작 현장이 조금이라도 바뀌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고 발생 이후 '화유기' 세트장에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방문해 시정 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화유기' 세트장의 환경은 상당 부분이 개선된 상황이라고 김환균 위원장은 전했다. 하지만 바로 옆 동의 다른 세트장의 경우는 사고 이전의 '화유기' 세트장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전언이다. 그 세트장은 현재 촬영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가 사용 중이다.

결국 이번 '화유기' 사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현재 제작 중인 많은 방송 프로그램이 '화유기'와 같이 무법지대에서 촬영되고 있다. 언론노조는 △정부에 방송 제작 환경의 긴급 실태조사를 하고, △사용자들이 안전 관리자 지정, 안전 조치 의무, 안전 사고 예방 교육 등의 책임을 이행해야 하고, △CJ E&M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하고, △방송 제작 환경의 소방법, 전기안전법 등이 잘 지켜지는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제작 관행과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만일 시청자가 방송 프로그램을 위해 일하는 스태프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고 심지어 다치기까지 한다는 걸 안다면 그런 상황을 감수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하겠느냐? 아닐 것이다"라며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법이 정한 보호를 받아야한다"고 정부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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