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6:52
스포츠

[엑츠 인터뷰] LG트윈스 장내 아나운서, 허지욱을 만나다

기사입력 2009.01.16 10:06 / 기사수정 2009.01.16 10:06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프로야구가 출범했던 1982년부터 야구장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선수 소개와 더불어서 장내 방송을 담당했던 여성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는 미 프로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장내 아나운서의 존재는 경기의 소금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장내방송을 하는 인원은 대부분 ‘여성’으로 한정되는 것으로 알던 시대가 있었다. 적어도 2003년 이전까지는 그랬다. 그런 ‘장내방송’의 고정관념을 깬 구단이 있었으니, 바로 LG 트윈스였다.

LG는 잠실야구장 홈경기에서 장내 아나운서에 레크레이션 강사를 내세우면서 식전 이벤트 행사와 장내 방송을 모두 담당하게 했는데, 상당히 ‘이색적’이면서도 또 다른 재미가 부가되어 홈 팬들에 또 하나의 ‘서비스’가 되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있었던 바로 그 사람 - LG트윈스 장내 아나운서 허지욱씨 였다.



▲ LG트윈스 장내 아나운서 허지욱씨. 그는 오프시즌에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고 있었다.

재치있는 입담, 농구코트에서도 여전 : ‘제2의 김제동’

야구시즌이 끝난 지금, 허지욱씨는 안양 KT&G 농구단 장내 아나운서를 겸하고 있었다. 야구장에서 보여주었던 재치와 입담은 농구장에서도 여전했다. 그리고 농구장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며, 장내 이벤트와 각종 멘트를 쏟아내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허지욱씨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목소리는 야구장에서도 그러하듯 안양실내체육관 전체를 들썩이게 하기 충분했다.

“조금 더! 조금 더 크게!”

관중들의 응원 소리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경기 상황 진행에 파울상황 설명, 경기 상황 설명 등 그의 입은 1쿼터부터 4쿼터까지 쉴 새가 없었다. 그렇다고 ‘잠깐의 휴식’시간에도 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러저러한 이벤트 소개를 하느라 바쁜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 전에는 관중들을 향한 이벤트 주도, 경기 중에는 실시간으로 경기 상황 소개 및 응원 주도, 하프타임 시간에는 또 다시 이벤트 주도, 경기 후에는 마무리 멘트까지 소화할 정도로 그의 목이 남아나지 않았다. 그만큼 특유의 카리스마와 코믹스러운 말투로 관중들을 웃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그래서 그를 ‘제2의 김제동’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1인 기업, 허지욱 컴퍼니(Company)

"LG트윈스(야구), 안양 KT&G(농구), 구미 LIG(배구)를 포함해서 FC서울(축구) 등지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맡고 있어요. 이 외에도 각종 레크레이션 행사나 사내 행사 등에서 사회를 보고 있습니다. 또 춘천 MBC ‘신나군’에도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구요. 불러주시는 곳 어디라면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정말 열정적으로, 열심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었다. 레크레이션 강사로도 모자라 방송 출연과 장내 아나운서 등 그는 여러 방면에서 최고의 입담으로 듣고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지녔다. 그리고 그의 말 속에서는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초의 남성 장내 아나운서’라는 자부심 또한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그에게 ‘목’관리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목 관리 방법을 물어봤더니 그 대답이 정말 걸작이었다.

“목이요? 딱히 관리 같은 것은 안 하구요, 그냥 하루 8시간 잘 자면 자동적으로 목 관리가 됩니다. 다만, 조금 무리하는구나 싶은 날에는 장내 아나운서 할 때 스스로 조절을 합니다.”



▲ 농구장에서 그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바로 ‘허지욱을 이겨라’ 였다.

이렇게 자기관리가 철저한 그이기에 무엇을 해도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 그의 장내 아나운서 경력은 프로농구 ‘여수 코리아텐더’ 시절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는 선배가 구단에 있어서 ‘장내 아나운서를 해 보지 않겠냐’고 한 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리고 그 선배와의 인연은 안양 KT&G에서도 이어졌다.

이후 허지욱씨는 지인인 LG트윈스 치어리더를 통하여 야구장 장내 아나운서까지 맡게 되었다고 한다. ‘여성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익숙했던 그 당시에는 ‘허지욱’의 등장 자체가 신선한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베테랑 레크레이션 강사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가 지루하게 진행되거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으면 마이크에서 터져 나오는 그의 함성소리에 팬들은 힘을 얻었다. LG구단의 좋은 시도가 올해 벌써 6년째를 맞이한 셈이다.

전날 저녁 먹은 선수가 꼭 다음 경기에서 일을 내

선수들과의 에피소드나 기억이 남는 장면을 묻자 잠시 생각한 그는 ‘권용관과 최동수(이상 LG트윈스)’를 뽑았다. 하루는 최동수 선수와 저녁을 먹는 도중 “동수형! 내일 꼭 만루 홈런 쳐 주라.”라고 한마디 했더니, 다음날 잠실경기에서 만루홈런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권용관 선수와도 식사 후에 “용관이 형! 내일 잘하게 될 거야!”라고 한마디 했더니 바로 다음날 경기 수훈 MVP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저한테 무슨 예언능력이 있나 봐요”

웃으면서 말하는 그에게 “올 시즌에도 선수들과 저녁밥 많이 드셔야겠다.”라는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그는 “그렇게 된다면 (LG가) 4강 오르지 않을까요?”라고 답하여 서로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달변가 허지욱. 그렇다면, 그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장내 이벤트'는 무엇이었을까? 그러자 그는 잠시 어두운 표정을 짓더니,

“야구장에서 프러포즈하는 이벤트가 있었어요. 그런데 여자분은 남자분에게 프로포즈 받을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나 봐요. (여자분이) 결혼까지는 생각이 없으셨던 것 같아요. 어쨌든 남자분이 여자분 향해서 용기 있게 프러포즈를 했는데, 여자분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셨어요. 저 역시 당황했죠. 그런데 수습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냥……용기를 가지고 이 자리에 나오신 남자분에게 박수 한 번 쳐 달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라고 말하며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본인도 즐거운 법이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자신의 일처럼 슬프다고 한다. ‘혼연일체’라는 말이 바로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행사 있을 때에는 ‘허지욱’을 찾아주세요!

“울릉도와 독도 빼고는 다 가 봤다”는 그는 “전국 어디에서나, 저 허지욱을 불러 주시기만 하면 어느 행사든지 100% 소화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축구, 배구, 농구 장내 아나운서를 하면서 서울을 비롯하여 구미, 안양 등지를 전전한다. 또한, 비교적 최근에 맡은 ‘춘천 MBC 신나군’까지 포함하면 강원도 두메산골에까지 자신의 몸을 던진다. 열심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마지막 말에서 잘 알 수 있었다.

“어떤 행사건 맡겨만 주십시오. 저 허지욱이 달려갑니다. 행사 맡길 사람이 없다고요? 그럼 ‘허지욱 공식카페(http://cafe.daum.net/gjwldnr)나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jiwooki78)를 찾아주세요. 빨리 달려가겠습니다.”



유진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