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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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강식당', '흑자 10만 원'이 완성한 완벽한 패러디

기사입력 2018.01.03 10:47 / 기사수정 2018.01.03 15:26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강식당'이 '흑자 10만 원'으로 정점을 찍으며 '윤식당'이 보여주지 않은 자영업의 현실을 완벽하게 풍자했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신서유기 외전-강식당'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모든 영업을 마감하고 수익을 정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식당'은 영업 첫날부터 살림을 담당하는 이수근이 쓴 돈이 번 돈보다 훨씬 많다고 사장 강호동을 나무라는 장면으로 웃음을 줬다. 또 강호동은 흑자가 나면 노래방 회식을 약속했던바, 5일 동안 열심히 일한 이들이 회식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였다.

정산 결과, '강식당'은 예상보다 높은 매출을 올려 놀라움을 줬다. 하지만 영업을 위한 비용을 빼자 10만 원이라는 흑자가 남았다. '신서유기' 멤버들은 어쨌든 적자가 아니라는 것에 기뻐했고 10만 원을 사람 수대로 나누는 게 아닌 평소처럼 몰아주려고 하기도 했다. 나영석 PD는 어디 기부하거나 하지 말고 자기를 위해 쓰라고도 덧붙였다.

흑자는 맞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강식당'이 계산한 비용에 이들의 노동력은 제외되어 있다. 결국 1인당 약 2만 원 정도의 돈이 6일 치 노동의 대가인 셈이다. 다섯 사람은 연예인이고 '강식당'이라는 방송을 촬영한 것이니 출연료를 받겠지만, '강식당'을 정말 현실이라고 생각해보면 지독하다. '윤식당'이 보여준 자영업의 판타지를 산산조각 내버린 것이다.

'강식당'의 원조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길리 트라왕안의 아름답고 여유로운 풍경 속에서 불고기를 주메뉴로 하는 한식당이었다. 편집의 마법일 수도 있지만, '윤식당'은 시청자들이 '힘들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부럽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했다. 점심에만 영업하고, 투명한 바다에 몸을 담글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햇살을 가르며 장을 보고 친절한 외국인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간다.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인 이서진이 마진을 걱정하긴 했지만, 흑자인지 적자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식당'은 자영업의 고됨에 주목했다. 메뉴를 선정하고, 가격을 결정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위기 상황에 직면하는 등 자영업자라면 누구나 겪을 경험의 민낯을 보여줬다. 가게에서 녹초가 될 때까지 돈가스를 튀기다 집에 와서 자기 전까지 다음날을 위한 고기를 두들겨야 했다. 이들이 '재방송 아니냐'고 할 만큼 반복되는 일이 많았다. '진짜' 현실과 다른 점은 찾기 힘든 위치에 있어도 손님이 끊임없이 왔다는 점이다.

이렇게 '강식당'은 '윤식당'이 보여주지 않은 '자영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윤시당'의 판타지를 비틀며 풍자와 해학의 웃음을 선사했다. 연예인이 식당을 한다는 비슷한 콘텐츠가 연출 방식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증명하며 '나영석 PD 사단'을 향한 시청자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방송화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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