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2-3쿼터의 황태자' 함지훈이 승부처였던 3쿼터에서만 11점을 몰아넣는 대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13일 울산 동천 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시즌 네 번째 맞대결에서 3쿼터 맹활약한 함지훈과 25점을 올린 오다티 블랭슨의 득점력을 앞세운 모비스가 전자랜드를 80-65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20승 11패로 시즌 20승 고지에 두 번째로 올라섬과 동시에 전자랜드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
함지훈은 13득점에 3리바운드와 3개의 스틸로 아주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었지만, 이 날 경기의 승부처였던 3쿼터에서만 11점을 집중시키는 수훈을 세웠다. 전반까지 전자랜드의 높이에 밀려 줄곧 끌려가던 모비스는 함지훈의 맹활약으로 역전에 성공한 후 크게 달아나 일찌감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특히 3쿼터 3분경에 터진 그의 연속 3점슛 두 방은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득점이었다. 3쿼터 초반에 첫 동점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전자랜드가 정영삼의 레이업으로 곧바로 달아났지만, 곧바로 함지훈의 3점슛 두 방이 연속으로 터져 오히려 모비스가 4점 차로 앞서가게 된 것. 이후 모비스는 한 번도 전자랜드에게 리드를 내주지 않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날 모비스 골밑의 핵심인 브라이언 던스톤이 10득점, 9리바운드에 그치며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함지훈의 역할은 더욱 돋보였다. 도날드 리틀과 서장훈이 버티는 골밑에서 밀리지 않으며 순간적인 스핀 무브 후 리버스 레이업으로 손쉽게 득점을 올리는 묘기와 같은 장면도 연출했다. 수비에서도 주로 서장훈을 맡아 2점슛 성공률을 단 25%에 묶는 단단함도 과시했다.
그야말로 '2-3쿼터의 황태자'라고 할 만한 모습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한 명만 출장하는 2쿼터부터 출장해 3쿼터까지 제 몫을 다하며 승부의 추를 돌려놓은 후, 다시 4쿼터에는 동료들에게 역할을 넘기고 물러난 것이다. 승부가 사실상 결정된 4쿼터 막판 잠시 출전해 컨디션을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부분의 시간을 2-3쿼터에만 뛰며 맹활약을 펼친 후, 4쿼터에는 자신의 소임을 마치고 홀연히 들어가는 그의 모습은 진정 '조커'라 불릴 만하다. 제한된 시간만을 출장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함지훈. 한동안 2-3쿼터에는 그의 적수가 나타나지 않을 듯하다.
[사진=함지훈 ⓒ김금석 기자]
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