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2년 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 온 김현수는 더 차분하고 깊어져 있었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 역시 신중해졌다.
김현수는 2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LG 입단식을 가졌다. 지난 19일 LG와 4년 115억에 계약하며 KBO리그로 복귀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두산 유니폼만을 입었던 그는 라이벌 팀 LG로 이적해 새로운 야구 인생을 펼치게 됐다.
자만하지 않았지만 자신감은 있었다. 2015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3할2푼6리의 타율과 28홈런 121타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야수 최초로 FA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ML 도전이 어릴 적부터 꿈이었다"고 밝힌 김현수는 최선을 다했으나, 더 많은 기회를 얻고자 하는 마음에 어렵게 복귀를 결정했다.
미국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에 김현수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라고 운을 뗀 그는 "받아주신 LG와 키워주신 두산에게 감사하다"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던 김현수는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었다. 야구가 노력만으로 안된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다. 경기를 더 뛰고 싶은 마음에 돌아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힘겨웠던 ML 도전은 김현수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김현수는 루틴의 중요성과 체력의 중요성을 이번 도전의 수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도 루틴이 있었지만, ML 선수들을 보며 제대로 배웠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ML 선수들은 슬럼프가 와도 루틴을 유지하고, 덕분에 빠르게 슬럼프에서 벗어난다"고 말했다. 또한 "ML 선수들은 어릴 적부터 체계적인 웨이트를 받는다. 뭄 관리와 음식 관리 역시 철저하다"라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길 각오했다면 미국에 남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를 많이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 확실히 김현수가 야구를 대하는 태도는 한층 성숙해져 있었다. 그는 "야구는 자신감 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해서도 "출전 횟수가 적어 아쉽지만, 평가는 내가 못한 것으로 하겠다"며 겸허하게 결론 내렸다. "연봉값을 성적으로 메울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면에서 앞장서겠다. 잘 뽑았다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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