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이 20일 개봉했다. 주호민 작가가 그린 원작 웹툰 '신과함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신과함께-죄와 벌'은 영화화가 알려진 순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를 한꺼번에 받았던 작품이다.
'신과함께'는 국내 영화로는 처음으로 1편과 2편이 동시에 제작됐다. 2016년 5월 26일 크랭크인해 올해 3월 22일 크랭크업, 이날 개봉하기까지 화려한 특수효과(VFX:Visual FX)로 중무장한 작품의 형태, 1년에 가까운 제작 기간, 총 350억여 원이 투입된 제작비, 하정우·차태현·주지훈·김향기·김동욱·오달수·임원희·도경수·이준혁·장광·정해균·김수안 등을 비롯해 특별출연으로만 이정재·김해숙·이경영·김하늘 등이 이름을 올리며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압도적인 스케일을 드러낸 바 있다.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 세 개로 나눠졌던 원작은 망자가 된 김자홍(차태현 분)을 주축으로 그를 변호하는 삼차사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의 여정을 담아내는 것으로 축소됐다. 여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수홍(김동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드라마가 더해지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화려하게 구현된 컴퓨터그래픽의 향연을 눈으로 보게 하고, 마음으로는 충분한 감성적 공감까지 이끌어내는 데 부족함이 없다.
영화는 소방관 자홍이 화재 현장에서 소녀를 구하다 숨지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아이고, 죽는 줄 알았네"라며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다, 자신을 찾아온 해원맥과 덕춘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죽었음을 알게 되는 도입부를 통해 자홍의 감정에 몰입하며 자연스럽게 극을 따라갈 수 있다.
49일 동안 7개의 지옥을 돌며 하나씩 드러나는 자홍의 과거를 통해서는 실감나게 구현된 시각효과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불, 물, 철, 얼음, 거울, 중력, 모래 등 7개의 자연의 물성을 차용했고 여기에 화산과 폭포, 사막까지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을 완성하기 위해 실제 사막을 다녀오는 등 준비 과정부터 남달랐던 '신과함께' 스태프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스크린에 구현됐다.
이런 바탕 속에서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며 이야기를 전하는 것은 배우들의 몫이다.
원작 팬들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웹툰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자랑했던 진기한 변호사가 없다는 점이었다. 영화에서는 하정우가 강림과 진기한의 합쳐진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진기한의 부재는 느껴지지 않는다. 원작을 본 사람이라도, 또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스크린 속 강림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하정우는 지금껏 47명의 망자를 환생시킬 만큼 뛰어난 언변과 위기대처 능력을 가진 강림 캐릭터의 성격처럼 영화 내내 무게 중심을 잡아주며 본연의 몫을 다 해낸다.
유쾌한 이미지로 정평 나있는 차태현의 웃음기 없는 연기가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것도 '신과함께'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머니의 숨겨진 마음을 알게 되는 순간, 주체할 수 없이 터져버리는 차태현의 눈물샘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들에게도 마음속의 뜨거움을 남긴다.
욱하는 성질이 있지만 순간순간 보이는 순수한 면모로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낸 주지훈과 캐스팅 당시부터 '싱크로율 100%'라는 호평을 받았던 김향기까지 주·조연과 특별출연까지 가리지 않고 배우들이 만들어낸 조화도 시선을 당긴다. 여기에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분명 다시 이름을 떠올리게 될 김동욱의 발군의 연기는 '신과함께'를 통해 다시 되새길 수 있는 성과 중 하나다.
2013년 '미스터 고'로 흥행 실패의 쓴맛을 봤던 김용화 감독은 앞서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등을 통해 드러냈던 특유의 드라마틱한 감정선을 '신과함께'에도 화려한 시각효과 속 적재적소에 녹이는데 성공했다. 억지스러운 신파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마음의 울림이라는 방향에 더 가깝다.
준비 기간만 무려 5년, 1년에 걸친 촬영 기간을 통틀어 6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 속에 관객을 만나게 된 '신과함께'가 만들어 낼 수많은 이야깃거리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진다. 139분. 12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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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