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레알 마드리드에서 미국 MLS로 이적하면서 엄청난 말을 뿌리고 다녔던 데이비드 베컴이 드디어 이탈리아 땅에 입성하였다. 특히, 밀란 구단은 입단식을 엄청나게 화려하게 하면서 더더욱 '베컴효과'를 노리려는 듯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과연. 베컴은 밀란의 전력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까?
이번, 밀란이 베컴을 3개월 단기임대로 데려오면서, 사실 말이 많이 있었다. 단지 유니폼 팔러 왔냐는 둥, 이탈리아 여자를 꼬시러 왔냐는 둥, 비아냥거리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사실, 일리가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3개월 단기임대라고 하지만, 이미 리그는 윈터브레이크에 들어갔고,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출전 기회는 1월 11일의 18라운드 경기가 될 것이다. 게다가, 3개월 단기임대기에 베컴이 밀란 소속으로 리그를 뛸 수 있는 기회는 8~12경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훈련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세리에A 무대를 아예 처음 접하는데다가, 밀란의 팀 전술 적응 시간까지 생각을 하면, 전력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밀란이 가투소와 플라미니의 부상으로 인해 베컴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22일 새벽, 시드로프, 피를로, 얀쿨로프스키로 중원을 이끌었던 밀란은 ‘다크호스’ 우디네세를 5-1이라는 엄청난 점수차로 대파하면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밀란은 보통, 4-3-1-2, 4-3-2-1 전술을 많이 사용하고, 공격형 미드필더를 제외한 중앙 미드필더 3명은 엄청난 압박으로 인해 중원을 장악하는 모습이다. 결국, 밀란의 중원은 가투소, 에메르손, 암브로시니, 플라미니등, 중원 압박에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베컴은 킥을 위주로 한 선수이지, 압박을 위주로 한 선수는 절대 아니다. 결국, 베컴은 피를로와 시드로프와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일 텐데, 베컴이 레지스타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역시나 의문이다. 시드로프의 자리에서 뛴다고 해도, 시드로프는 많은 활동량으로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역할을 하는 선수이기에, 베컴의 롤과는 차이가 있다.
결론적으로, 밀란이 베컴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술을 변경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이 밀란에 취임한 후, 독문병기처럼 사용하면서 최고의 전술 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해낸 전술이기에, 이것을 변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베컴은 밀란 소속으로 몇 번 주어지지 않을 출전 기회에서 좋은 활약을 넘어, 최고의 활약을 보여야지만, ‘유니폼 팔러 왔다’라는 비아냥거림을 듣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최고의 활약을 보이기에는 악조건이 너무 많기에, 어려운 밀란 생활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기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