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이초희는 자신의 연기 인생을 함께 해 준 쟁쟁한 배우들 가운데서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로 서현진을 꼽았다. 그 이유를 "최근에 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딱히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사랑의 온도'를 마치고 20부작이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 한 작품을 끝낸다는 마음에 아쉬웠다는 이초희. 그 좋은 사람들의 중심에는 서현진이 있었다. 차세대 로코퀸으로 손꼽히는 그가 현세대 로코퀸 서현진과 호흡을 맞춘다는 그 자체가 특별했을 터.
"(현진)언니가 로코에 강하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연기를 할 때도 언니는 좋은 배우다. 언니 연기를 보다가 정신을 놓고 내가 해야할 걸 까먹을 때도 있다. 자꾸 언니 연기를 보게 된다. 그래서 언니한테 많이 배웠다."
그래서일까. '사랑의 온도'를 돌아보던 이초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신들도 서현진과 함께 한 장면들을 꼽았다. 그는 "언니랑 일상을 나누는 모든 신들이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 현실감 있는 연기에 '여기 뭐야, 우리 집이야?' 이런 생각을 할 정도였다. 카메라를 다 빼도 내가 거기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현실감이 뛰어났다. 특별히 어떤 장면이라기 보다는 언니와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농담을 하던 모든 장면이 다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그 중에서도 하나만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자 "현수 언니가 '우리 집에서 같이 살래?'라고 제안하는 신이 있었다"며 당시 기분을 회상하며 즐겁게 말을 이어갔다.
"대본에는 그냥 '놀란다. 당황한다' 이정도만 적혀있었다. 그런데 리허설 때 이 장면을 연습하다가 계속 웃음이 나더라. 현수 언니가 그 말을 해주고, 경이에게 그만큼 곁을 내줬다는게 너무 기분이 좋더라. 그래서 실제로 대사를 하다가 그 말을 들었을 때도 기분이 좋아서 웃어버렸다. 현장에서도 '이건 놀라는 연기보다는 웃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해서 그렇게 장면을 만들어갔다. 여자한테 그런 말 듣고 그렇게 설렐 일이냐는 소리도 들었지만, 진짜 행복했다."
다시 이초희의 이야기로 넘어와서 이제까지 이초희가 대중의 주목을 받은 연기는 모두 사랑스러운 '로코'연기였다. '운빨로맨스', '첫키스만 일곱번째', '사랑의 온도'까지 그 비중이 주연이든 조연이든 이초희의 괄목할만한 사랑스러움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하지만 실제 이초희는 현재 연애를 쉬고 있다고. 그는 "사람을 만나야 연애를 할 수 있는데, 그럴 시간이 없다"며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또 "연애를 하는 역할이라 극 중에서는 연애를 하지만 현실에서까지 그 속시끄러운 걸 해야하나 싶기도 하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 언뜻 듣기엔 큰 장점이지만 이초희는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싶은 마음을 늘 품고 있다. 지금까지도 비슷한 카테고리로 묶인다고 해도 조금씩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캐릭터 성격이 비슷해보여도 다 약간씩 달렸다. 직업군도 달랐고, 예민함의 정도도달랐다. 그렇게 조금씩 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간다. 앞으로도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확장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어 욕심을 조금 더 내비쳐 "장르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로코가 들어오면 안하고 싶은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어린시절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하던 이초희는 2008년 대학에 입학하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해, 2009년부터 단편 영화를 찍으며 직업으로서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아역배우 생활 후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연기를 그만뒀다가, 그래도 연기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다시 연기 전공을 결심한 그였다.
"너무 내성적인 탓에 연기를 시작했다. 연예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때는 내성적인 이초희가 아닌 대본 속의 다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게 좋아서 연기가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연기를 하는 내가 진짜 이초희 같고, 그게 나를 보여주는 거라 생각해서 행복하다."
연기를 통해 자신을 보여주는 게 행복하다는 이초희. 그런 그가 바라는 배우로서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한 마다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잘한다는 것은,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어디엔가 살고 있겠다는 생각을 불어주는 것이다. 그런 걸 보여줄 수 있는게 잘하는 연기라고 생각한다. 내 연기를 본 시청자들이 '내 친구 중에 저런 사람 있어', '옆팀에 저런 사람 있어' 이런 공감을 얻어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초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된 시청자에게 "앞으로도 잊지 말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어디서 보든 '어? 경이다!'할 정도만 기억해주시면 그게 쌓이고 쌓여서 인지도가 좋아지고, 저사람이 어떤 연기를 하는지 알게 되시지 않을까. 그정도의 관심만 가져주시면 제가 열심히 하면 좋은 모습을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인사했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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