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뛰어난 구질의 파워 투수다. 그의 직구는 90마일 중반에 이르며, 그의 커브 구사능력은 그를 더욱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는 아주 정신적으로 강하고 영어 구사력도 뛰어나 팀내 융화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자신 있는 직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커브 구사력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이는 빅리그에 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한가지 보완할 점을 굳이 말하자면, 체인지업 구사력을 좀더 가다듬었음 하는 것 뿐이다. 그는 빅리그가 보장된 선수이다.”
미국의 모든 야구 전문가들과 언론으로부터 위 같은 찬사를 받았던 그는 누구일까?
주인공은 지난 1999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보스턴과 계약, 미국에 진출한 송승준 선수다. 미국 진출 이후 줄곧 미국 야구 언론으로부터 매 시합 찬사를 들으며 승승장구했고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또한 빅리그 등용문인 마이너리그 올스타전 퓨처스 게임에도 단골 손님으로 초청되던 선수였다.
베이스볼 아메리카 등 마이너리그 소식을 전하는 언론에게는 유망주로 단골로 선정돼, 송승준이란 이란 이름이 보이지 않으면 베이스볼 아메리카 마이너리그 섹션이 허전하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돌기도 했었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소속팀 보스턴은 빅리그 입성에 의심에 여지가 없던 무한 잠재력을 지닌 그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그의 잠재력이 딜의 대상이었다.
지난 2002년 몬트리올로 처음 트레이드 될 당시만해도 송승준을 비롯한 많은 야구인들은 불안감보다는 더 많은 기회가 주워질 것을 반가워했다. 그러나 또다시 그의 어린 나이와 단단함은 여러 타 팀들의 흥미를 이끌어 냈으며, 이 같은 손짓에 몬트리올 마저 송승준을 트레이드 카드에 끼워 맞춰 노골적으로 송승준을 원했던 텍사스와 트레이드 성사 직전까지 간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일이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당시 텍사스로 트레이드가 되었더라면 하는 강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결국 텍사스로 트레이드 되지는 않았지만, 연이은 트레이드 폭풍을 경험한 송승준은 정신적인 불안정 때문인지 많은 이의 예상을 뒤로하고 몬트리올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어 소속팀마저 마침내 붕괴, 팀이 워싱턴으로 바뀌게 되며 송승준은 또 한번의 이사를 해야 했고 심지어 2004년 11월 소속팀 워싱턴으로부터 웨이버 공시로 방출 당하는 끝에 토론토로 또 한번 이적하게 됐다. 여기서부터 최고의 자질을 인정받던 명문팀 보스턴 소속의 송승준은 자신의 잠재력을 펼쳐 보이기도 전에 여러 주변 상황에 휘둘린 끝에 저니맨이라는 달갑지 않은 소리마저 듣게 된다.
결코 반길 수 없던 이적에 이어, 그는 지난해 연말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마저 제외되는 아픔까지 맞게 된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토론토의 마이너리그로 가야 했다. 그러나 토론토 산하 트리플A 시라큐스 스카이칩스는 이에 한술 더 떠 지난 4월2일 송증준을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도 방출한다고 공식 밝히며 송승준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한때 모든 이로부터 최고의 유망주, 반드시 빅리그를 호령할 선수로 평가 받던 송승준을 마이너리그에서 조차 쫓기게 만든 원인은 무엇일까?
굳이 원인을 끄집어 내자면 그것은 어이없이 당한 손목 부상이었다. 2004년 5월10일 트리플A 경기에 주자로 출루한 송승준은 평소와 같이 투수로서 자기 몸을 사리지 않고 슬라이딩을 하다 상대 수비의 송구에 맞아 오른손목이 부러졌던 것이다.
부상에서는 곧 회복을 했지만, 재기에 대한 심적인 부담과 그의 손목은 공을 뿌리는데 예전과 달랐다. 강력한 직구는 사라졌고, 변화구에 기댄 피칭이 시작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고의 유망주, 믿음이 갔던 유망주 이었기에 무한 응원을 보내던 팬들의 슬픔은 더욱 크기만하다. 그는 현재 에이전트인 스티브 김과 함께 미국 내 다른 여러 행로를 모색 중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김의 에이전트로서 능력과 송승준의 젊은 선수로서 재기, 이 모든 게 잘 어울려 다시금 재기의 발판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미 지난해 한차례 강하게 불었던 한국의 롯데행도 다시금 강하게 예상되고 있는 현시점, 무엇보다도 선수가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이 됐으면 한다.
<사진출처: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페이지>
박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