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변수 많은 가을, 결국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두산의 3차전 승리는 그런 의미에서 남달랐다.
두산은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4-3으로 승리했다. 1차전 패배 후 2,3차전을 내리 큰 점수 차로 승리한 두산은 이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단기전은 한 경기 한 경기 사활을 걸게 된다. 그런만큼 주전의 부진과 부상 공백이 팀 전력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선수층이 두터운 팀은, 그런 이유로 '강팀'이라 불린다. 누군가 이탈하더라도 그 자리를 채워줄 또 다른 선수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산의 두터운 선수층은 이번 가을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김재호 대신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류지혁과 3차전 양의지 대신 2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쓴 박세혁이 주인공들이다. 백업이라고 칭하기에도 미안한, '슈퍼 백업'들이다.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류지혁은 1차전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타석에서는 준수했으나 내야 수비에서 자잘한 실수들이 나왔다. 패배의 주된 원인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지분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그 정도면 잘해줬다. 류지혁이 정규시즌에 잘해준 덕분에 2위도 했다"며 힘을 실어줬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류지혁은 성장했고, 점차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2차전에 이어 3차전도 선발 유격수로 나섰고,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안타 혹은 볼넷으로 꾸준히 출루했고, 2경기 연속 득점도 기록했다.
3차전에서는 또 한 명의 승리 공신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으로 경기를 뛸 수 없게 된 양의지 대신 나선 박세혁이었다. 박세혁은 정규시즌에도 사구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양의지 대신 두산의 안방을 책임진 바 있다.
그 때의 경험은 박세혁을 큰 경기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발판이 됐다. 2회부터 급히 투입됐지만, 선발 마이클 보우덴부터 불펜 함덕주, 김승회, 이용찬, 김명신과 차례로 호흡을 맞추며 단 3실점만을 허용했다. 특히 선발 강판 후 추가 실점을 차단하며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포수를 넘어 타자로서도 뛰어났다.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을 얻어내며 출루는 물론 득점, 타점까지 기록했다. 4회 2루타를 때려내며 장타력도 뽐냈고, 6회 만루 찬스에서 1타점 적시타를 만들며 빅이닝에 일조했다. 이러한 슈퍼 백업들의 존재가 가을의 두산을 더욱 강팀으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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