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14 01:38 / 기사수정 2008.11.14 01:38
13일 인천 삼산 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서울 SK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전자랜드가 포웰의 활약을 앞세워 99-92로 승리하며 3연패를 끊고 3승 3패를 기록, 공동 4위로 올라섰다. 특히 포웰은 테런스 섀넌과의 '1순위 용병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기쁨이 두 배로 늘었다.
섀넌은 28득점을 올리며 평소와 같은 활약을 펼쳤지만, 팀은 패배하며 지난 첫 승리의 감격을 이어가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5반칙으로 물러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오명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기록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나 포웰에게 완패한 것.
경기 중반까지는 SK의 우세가 계속됐다. 큰 점수 차는 나지 않았지만, SK는 줄곧 5점 안팎의 점수 차로 리드를 잡으며 안정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 첫 승리의 주역이었던 김민수와 섀넌의 연속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김민수는 1쿼터에만 3점슛 3방을 포함 15득점으로 '감 잡은' 모습이었다. 초반 주춤했던 섀넌 역시 2쿼터에는 팀의 득점을 거의 전담하며 위력을 발휘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경기에서 부상으로 빠졌던 포웰이 초반 활약하며 컨디션 저하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상대 공격에 대한 수비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김민수와 섀넌에게 연이어 쉬운 골밑 공격을 허용하며 불안을 드러냈다. 센터 도날드 리틀이 1쿼터부터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2, 3쿼터를 거의 포웰이 홀로 뛰다시피 한 점도 위험 요소.
SK가 도망가면 전자랜드가 추격하고, 전자랜드가 추격하면 SK가 다시 도망가는 경기 양상이 4쿼터까지도 지속됐다. 종료 3분가량을 남기고 동점을 만들기도 했던 전자랜드는 이후 공격에 실패하며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상황. 상대 공격의 핵인 섀넌을 5반칙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포웰의 자유투 실패로 조금씩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여기서 승기를 굳힐 수 있었던 SK는 섀넌의 퇴장과 함께 공격력이 크게 무뎌졌고, 결국 상대 포웰의 득점과 정병국에게 자유투를 허용하며 4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87-87 동점 상황에서 양 팀은 마지막 공격에 나란히 실패하며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전은 전자랜드의 페이스였다. 리틀이 연장 첫 득점에 성공한 후 김학섭에게 곧바로 3점슛을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섀넌이 없는 SK의 공격력은 이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포웰은 연장전 중반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켰고, 이어 막판 다시 한 번 3점슛을 꽂아넣으며 확인 사살을 가했다.
3쿼터까지 28득점을 기록하며 섀넌과의 맞대결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했던 포웰은 4쿼터와 연장전 합쳐 승부처에만 무려 16점을 올리는 승부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섀넌은 중요한 순간에 5반칙으로 코트에서 물러나며 결국은 자신과 팀이 모두 패배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패한 SK의 김진 감독은 "수비 집중력이 부족했다. 불필요한 파울로 상대에게 자유투를 헌납한 것이 뼈아팠다"며 이 날 경기의 패인을 짚어냈다. 특히 섀넌의 경우는 막판 5반칙으로 퇴장, 공격력의 약화를 불러온 것이 결정적인 패배의 빌미가 됐다.
전자랜드의 최희암 감독은 "1승 하기 정말 힘들다"는 소감을 밝힌 후 "공격에서는 어느 정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선수들이 수비하는 요령이 부족한 것 같다"며 역시 수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 역시 덧붙였다.
한편,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포웰은 경기 종료 후 장내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홈 팬들 앞에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고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을 연출하며 이 날 승리의 기쁨을 한껏 드러냈다.
[사진=리카르도 포웰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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