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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의 중동 게릴라전을 기대하며

기사입력 2008.11.13 21:24 / 기사수정 2008.11.13 21:24

장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지영 기자] "다른 선수들이 완만한 상승세라면 (하)대성인 수직에 가깝다."

2008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구의 사령탑 변병주 감독은 하대성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시즌이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올해는 (하)대성이가 뭔가 해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모습이 의아할 정도였다.

사실 하대성이라는 젊은 선수는 그런 선수였다. 이미 대구에서 3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선수였지만 2006년에도, 2007년에도 뭔가 기억에 각인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던 선수였다. 열심히 뛰는 선수였고 선수층이 얇은 대구에게 있어 놓칠 수 없는 전력이긴 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움직임은 많았지만 프로 적응기였던 탓인지 아무래도 어딘지 모르게 갑갑한 플레이를 선보였던 탓이다. 실제로 하대성이라고 하면 열심히 뛰고 또 뛰는 모습부터 떠올릴 만큼 활발한 움직임부터 떠올릴 만큼 많이 움직이는 선수였다.

그러나 2008년의 시즌을 마감 지은 지금, 변병주 감독의 말은 현실이 됐다. 부평고 동기 이근호와는 한 시즌 만에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대구의 황금 콤비로 자리 잡았고, 박종환 사단에서부터 선보여왔던 활발한 움직임은 훨씬 더 다듬어진 모습으로 성장했다.

시즌 전부터 입이 닳도록 그의 이름을 강조했던 변병주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1년 만에 프로가 뭔지 알게 된' 것이다. 단짝이 동료로 합류하고 사령탑의 적극적인 지지까지 더해지니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것. 여기에 '절대 공격'을 추구하는 대구의 전술은 그동안 미처 볼 수 없었던 그의 득점 감각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비록 이근호-에닝요-장남석의 공격 삼각 편대가 워낙 걸출한 득점력을 선보인 덕분에 가리긴 했지만, 그는 올해 5골 2도움 7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공격 면에서도 팀 내 다섯 손가락 안에는 반드시 포함되는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즌 종료를 앞두고는 3경기 연속 골을 몰아넣으며 기염을 토하기도.

게다가 그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었다. 3월이 다르고 4월이 달랐다. 만약 후반기 발목부상만 아니었다면 그의 성장 폭은 더욱 컸으리라. 덕분에 하대성은 장남석과 더불어 심심치 않게 국가대표 승선 예상 명단에 오르내리게 됐고, 결국 2008년의 마지막을 목전에 두고 기어이 허정무 호에 승선, 중동으로의 원정 길에 올랐다. 홍순학-오장은-이근호에 이어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린 4번째 선수가 된 것이다.

하대성의 최고 강점은 역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 특히 어느 순간 갑자기 터져나오는 전진패스는 일품이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전방의 공격진에게 순간적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올해 대구 공격의 대부분을 만들어냈다. 사실상 대구 공격의 물꼬를 터온 것. 또한, 미드필드진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요구하는 변병주 감독의 총알축구는 그동안 중원의 한 부분에 머물러있던 그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0월의 정규 리그 첫 경기로 치러진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그가 선보인 멋진 골은 그 좋은 예. 또한, 대구 특유의 근성 넘치는 플레이도 함께 갖추고 있다 보니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역할도 잘 소화해낸다.

여기에 또 한 가지를 꼽자면 단짝 이근호와 함께 선보이는 찰떡 호흡이 아닐까. 지난 시즌 이근호의 합류는 말 그대로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이었다. 서로 어린 시절부터 함께 뛰었던 친구답게 유난히 손발이 잘 맞기로 소문난 두 선수는 이번 시즌을 통해 대구의 황금 콤비로 자리 잡았다. 이 호흡 덕에 각각도 좋은 선수지만 일단 함께하면 그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대성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 긍정적인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단짝 이근호와 함께하기 때문.

다만, 아직 개선해야 할 여지는 남아있다. 시즌 말에 들어서면서 그가 지적받은 가장 큰 문제점은 단조로운 루트와 일률적인 템포의 패스.

하대성의 최대 장점이 기습적인 킬 패스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조금 의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도 그럴 것이 에닝요의 결장 이후 하대성의 기습적인 패스 템포에 가장 정확히 반응하는 것이 단짝 이근호뿐이다 보니 대부분의 패스가 이근호에게로 연결됐던 것이 문제였던 것. 이렇게 되니 일단 이근호가 상대 수비에 묶여 고립이 될 경우 그의 장점인 기습 패스의 기세도 한풀 꺾이고 말았다.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것이 마냥 좋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인 셈이다.

바꿔말하면 그가 대표팀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도 여기에 달렸다. 어찌 보면 게릴라와도 같은 그의 기습적인 움직임은 과연 대표팀의 플레이 어떤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인가? 이제 대구 FC가 낳은 4번째 국가대표로서, 그리고 허정무 호의 야심 찬 히든카드로 자리 잡게 된 하대성. 그가 보여줄 A매치 데뷔전을 기대한다.

[사진(C) 전현진 기자]



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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