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이파크가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은 3만 홈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20일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뒤늦은 컵대회 홈 개막전을 치른 부산아이파크가 서울FC에 3:0의 완패를 하며 꼴지로 내려 앉았다. 반면 노나또의 두 골과 이원식의 마무리 골로 시즌개막 4경기만에 시원한 첫 승을 거둔 서울은 최하위에서 단숨에 7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수원컵 청소년대회 차출문제로 관심을 모았던 박주영은 이날 경기에서 후반전에 교체 출전에 경기종료 직전 이원식의 골을 어시스트 하며 두 경기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반초반 루시아노-루시오-고창현으로 이어지는 부산의 공격라인이 서울의 수비를 괴롭힐때만 해도 부산의 대패는 예상할 수 없었다. 특히 용병 3인방 루시아노-루시오-뽀뽀는 탁월한 개인기로 서울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러나 화려한 공격자원들을 하나로 묶어 낼 수 있는 조직력부족이 드러나자 부산은 경기의 주도권을 서울에 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28분 개막전 헤트트릭의 주인공인 서울의 노나또가 첫 골을 터트렸다.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올라온 크로스를 정조국이 헤딩으로 떨어뜨렸고 달려들던 노나또는 골키퍼를 제친 뒤 반대편 골대로 침착하게 공을 차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3분이 지난 31분 또 다시 노나또의 발에서 골이 터져나왔다. 부산진영 중앙에서 찔러준 로빙패스가 노나또와 수비수의 경합 중에 달려나온 김용대 골키퍼의 뒤로 넘어갔고 노나또는 여유있는 헤딩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지난 수요일 AFC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의 여파 때문인지 부산은 선수들의 몸놀림은 무거워 보였고 결국 팀밸런스마저 무너지며 전반전을 무기력하게 마치고말았다.
후반전 역시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공격은 중앙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었고 양 윙백들의 오버래핑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뽀뽀와 루시우가 개인기를 이용해 종종 찬스를 만들어 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전들어 부산에 주도권을 내주며 수비에 치중하던 서울은 67분 정조국을 빼고 박주영을 투입하며 다시 한 번 공격의 고삐를 조으기 시작했다. 히칼도의 원활한 역습전개는 부산의 수비를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산은 공격과 수비가 따로 움직이며 중원을 서울에게 장악당했다. 전반초반 그나마 좋은 몸놀림을 보이던 공격형 미드필더 고창현도 후반전에는 이기형, 김성재의 서울 미드필더진에 완전히 봉쇄당한 채 부산 공격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지 못하였다.
힘겨운 경기를 이어가던 부산은 경기종료직전 수비수들의 집중력 부족으로 추가골을 내 주었다. 페널티아크 부분에서 공을 뺏긴 박주영이 부산 수비수들이 서로 볼 처리를 미루는 사이 투지있게 파고들어 공을 빼낸 것, 그 공은 노나또와 교체되어 들어온 이원식의 앞으로 굴러갔고 이원식은 손쉽게 마무리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3경기 연속 무승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둔 서울은 이 날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한층 안정된 조직력을 선보이며 호화멤버의 조직력이 어느정도 맞아 들어가고 있음을 증명했다. 반면 AFC챔피언스리그 이후 유난히 무뎌진 경기력을 선보인 부산은 얇은 선수진영으로 꾸려가야만 하는 두개의 대회가 더욱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박주영 효과인가? 개막전 효과인가?
이날 아시아드 경기장에는 29,478명의 많은 관중이 모여 당일경기 중 최다관중수를 기록했다. 부산의 컵대회 개막전인데다가 최근 축구계의 최고 관심사인 박주영의 등장 역시 또 다른 이유였다. 심지어 후반67분, 박주영이 교체되어 들 어올 때는 관중들의 함성으로 부산이 과연 홈 팀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 하지만 부산은 오랜만에 맞이한 3만관중 앞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이며 관중들에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안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