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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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놈!놈!놈!] 팀을 위해 무급료로, 호세바 에체베리아

기사입력 2008.11.07 13:28 / 기사수정 2008.11.07 13:28

유형섭 기자

[유럽축구 놈!놈!놈!] 6회 - 한 팀에서 오래 뛴 주장편 (프리메라리가)

팀을 위해 무급료로, 호세바 에체베리아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한팀에서 10년 이상 뛴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빅클럽에서의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인 라울, 푸욜과 같은 선수들은 팀이 원하는 선수와 그들의 능력이 맞아들였기에 가능하였다고 평가하자면 이번에 소개할 선수는 숙명의 라이벌 팀에서 이적하여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고 여러 빅클럽들의 오퍼에도 떠나지 않아 그 구단의 전통을 이어나간 선수다.

눈치챘는가? 이번에 소개할 선수는 빌바오의 전설, 호세바 에체베리아다.

축구에 눈을 뜨다

1977년 9월 5일 엘고이바르에서 태어난 에체베리아는 축구선수인 아버지로 인해 항상 축구와 함께하였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그의 첫 스포츠는 달리기였는데, 그는 산 페드로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에서 우승했을 만큼 유망한 선수였다.

그가 축구선수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매우 작은 계기였다고 한다. 어느 날 에체베리아의 할아버지께서 축구유니폼을 사오셨고,  이후 축구에 심취한 그는 달리기선수의 꿈을 접고 축구선수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축구집안이기에 가족들은 그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그에게 이해시키려 했지만 결국 그를 꺾을 순 없었고, 에체베리아는 아버지와 같은 축구선수가 되길 목표하며 유소년 팀인 C.D 엘고이바르에 입단하게 된다.
 
그는 C.D 엘고이바르에서 주장을 맡으며 성장해나갔다. 아버지에게 축구지도를 받았던 그는 엘고이바르에서의 10번째 시즌, 공개 테스트에 참가하게 된다. 애슬레틱 빌바오와 레알 소시에다드의 스카우트들이 보는 앞에서 그는 10골을 기록하게 되며 그의 존재를 알렸지만 정작 그가 바라던 팀인 빌바오는 그에게 계약서를 내밀지 않았다. 결국, 시즌이 끝난 후 그는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게된다.
 
엘고이바르 최고의 축구소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 하부 팀을 겪으며 그는 세상엔 자기보다 축구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94/95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발을 올리게 된다. 7경기 출장 2골이란 기록. 바스크의 미래를 책임질 거라 평가받던 그에겐 부족한 결과였다.

그해 열린 U-20 월드컵에서 그는 17세의 나이에 스페인 국가대표로 라울, 데 라 페냐, 모리엔테스등과 함께 참여하게 된다. 스페인은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에게 패해 탈락하나 그는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그리고 그의 인생에 새로운 시작이 될 그의 마지막 이적이 행해지게 된다.

19살, 그의 생애 마지막 이적

95/96시즌, 3백만 유로, 18세 이하 스페인 선수 중 최다 이적료. 이적해오자마자 주장자리 보장.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바스크지방의 라이벌팀 애슬레틱 빌바오로 이적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한한 야망을 지닌 그에게 라이벌 팀의 이적 따위 상관없었다. 그는 바로 팀의 주전으로 도약하였고, 모두가 익히 아는 빌바오의 대표선수가 되었다. 13년간 그는 '로히블랑코'의 유니폼만을 입으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였고 바스크인들이 필드의 주인공이 되는 날에는 항상 에체베리아가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서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등 강팀을 상대로도 태연히 골을 넣으며 이변이 아닌 예정된 승리를 이끌던 에체베리아.  그렇게 그는 축구선수를 꿈꾸는 모든 바스크인들의 영웅이 되었다.

2008년 3월 23일, 헤타페전에서 그는 골을 넣었고 그 골은 그의 100번째 골이 되었다. 그리고 08/09시즌, 그는 팀의 넉넉지 못한 재정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무급료로 뛸 것을 선언하였으며 다음 시즌인 09/10시즌까지 뛴 후 은퇴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국가대표 에체베리아

호세바 에체베리아는 스페인국가대표로 1998 프랑스 월드컵, 유로2000, 유로2004에 참여하였고 총53경기 12골을 기록하였다. 그는 스트라이커, 메디아푼타(공격수보다 처진 위치에서 공격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역할), 오른쪽 윙포워드등의 자리에서 활약할 수 있으나 항상 친구들인 모리엔테스와 라울에게 밀려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으며 페르난도 토레스와 호아킨의 등장 이후에는 국가대표의 부름마저 끊긴 상태다. 그러나 이벤트 형식인 유스카디(바스크 국가대표) 대표팀의 친선경기에는 여전히 주장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바스크의 정신을 잇는자

에체베리아가 빌바오의 레전드로 머물 수 있었던 이유는 주장완장을 달며 빌바오의 상징이 되었다는 것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선배인 훌렌 게레로와 고이코체아등의 어드바이스가 컸다. 어린 나이에 프리메라리가에 뛰어들면서 부족했던 것들을 에체베리아는 베테랑들에게 배우며 채워나갔고 그때 받은 충고는 어릴 적부터 그가 사랑했던 빌바오를 떠나지 않게 하는 원동력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는 예스테와 구르페히등에게 자신이 배운 경험을 전수해주는 나이가 되었다. 아마, 아니 확실히 차기주장 예스테도 몇 년 후엔 에체베리아와 같은 위치에 오를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선 강등당하지 않았던 구단이 세팀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그리고 애슬레틱 빌바오다.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이적해온 소년은 오직 바스크의 피만이 흐르는 자를 영입하는 애슬레틱 빌바오를 10년이 넘도록 이끌어왔고 꾸준한 결과를 내며 빌바오의 정신이나 영입이념이 '바보같은 짓'이 아닌 그들만의 '전통'이라는 것을 자본이 지배하는 현대 스포츠계에서 입증해냈다.

특히 09/10시즌까지 무급료로 뛰겠다는 에체베리아의 선언은 현대축구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인데, 이를 통해 그가 얼마나 축구를 좋아하고 빌바오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바스크의 전통을 잇는 바스크의 정신 에체베리아, 축구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그의 마지막 활약을 지켜보자.

[사진=호세바 에체베리아 ⓒ애슬래틱 빌바오 구단 홈페이지]



유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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