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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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격투기는 무엇인가? (2)

기사입력 2005.03.15 22:19 / 기사수정 2005.03.15 22:19

김대환 기자

1993년, 미국에서 열린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대회는 이종격투전의 세계 데뷔전이었다. "세계 최강의 격투기는??"라는 문구는 오랫동안 이종격투전에 굶주려 왔던 세계의 격투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기에 충분했다. 이후 많은 유사 이종격투전들의 개최, 여러 무술에 대한 인식의 전환, 미국 전역에 불어왔던 그레이시 유술의 붐 등 UFC는 격투계에 분명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그렇다고 해서 UFC로 대표되는 종합격투대회들이 사람들에게 '최강의 무술'은 이것이다라고 확실한 답을 제시했는가?

처음에는 드디어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호이스 그레이시가 거구들을 쓰러뜨려 서브미션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을 때, 사람들은 그레이시유술(주지추)야 말로 최강의 무술이라며 극찬했다. 호이스 그레이시가 그다지 큰 체구가 아니라는 점, 또 그렇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보다 더 강한 형--역시 체구가 작은--이 있다는 점 등은 위에서 언급한 그레이시 유술의 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이후 지금까지 그레이시 유술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최강'으로 인정받으며 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가? 답은 NO다. 그렇다고 해서 무에타이나 레슬링, 태권도 등 여타 무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까지 수많은 NHB대회들이 많은 발전과 개선을 거듭하며 우리에게 알려준 것은, "최강의 무술이 무엇이냐'라는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다라는 것이다. 격투기의 우열보다는 격투가 개개인의 우열을 따지는 것이 더 타당한 일이라는 것이 이제까지 장황하게 이끌어온 이야기의 결론이다.

각 격투기 간에 차이는 분명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열의 개념과는 분명 구분되어야 한다. 

킥복싱은 타격계 무술 중에서 가장 개방적인 룰을 갖고 있다. 펀치, 킥, 팔꿈치, 무릎 모두 허용된다. 그렇다고 해서 킥복싱을 한 사람이 주먹만 쓰는 운동인 복싱을 한 사람을 무조건 이길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발로 차기 전에 주먹이 먼저 들어올 수도 있고, 무릎으로 찍으려는 순간에도 카운터를 맞을 수 있다. 반대로 킥복서가 가벼운 발차기로 거리를 주지 않으며 쉽게 이길 수도 있다. 모든 격투기는 각각의 목적과 룰에 맞는 여러 기술과 전술들을 가르치지만, 그것들은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100% 발휘될 수도 있고, 50%도 발휘되지 못할 수도 있다.

호이스 그레이시가 UFC 초창기에 타 격투가들을 모조리 쉽게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레이시 유술이 최강이라는 개념보다는 호이스 그레이시 개인이 그레이시 유술을 제대로 소화해 시합에서 활용한 것으로 보아야 타당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레이시 유술이란 무술 자체는 수십 년 동안 타 무술과의 활발한 교류로 인해 수많은 발전을 해왔다. 이것은 다른 무술들의 배타적인 성격과 차별되는 그레이시 유술의 앞선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레이시 유술이 초기의 UFC에서 그렇게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 타 무술들에 대한 연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된다. 다시 말해 그레이시 유술은, 그 자체가 최강의 무술이다라고 평가받기보다는, 여러 격투기들이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며 장단점을 보완하며 같이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는 의미에서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수련자들의 자세이다. 어떤 무술이 세다 약하다 따져가며 강한 무술을 찾아다니는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각 격투기간의 차이점들과 각 개인의 여러 조건을 제대로 인식하고 자신이 필요한 기술들을 익혀나간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신이 선택한 무술의 장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다른 무술에서 또다른 장점이 보인다면 그것 또한 인정하고 연구해서, 필요하면 배워나가는 그런 능동적인 자세가 

바로 우리에게 요구되는 올바른 수련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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