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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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계리그 투수들 이야기.

기사입력 2005.03.15 11:56 / 기사수정 2005.03.15 11:56

임건순 기자

 
만화의 주인공 같은 캐릭터 양송영

양송영은 배재고의 에이스이자 서울 지역의 에이스이기도 하다. 첫 시합이었던 경기고와의 경기에서 배재고는 1, 2번 타자를 모두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3번 타자에게 보내기 번트 허용했다. 이윽고 4번 이해창을 3구 삼진으로 처리, 5번 타자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6번 타자에게 3구 연속 볼을 허용한 후 다시 3개의 공을 모두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아 삼진시켰다.
 
세 번째는 서울고와의 경기였다. 1회 볼넷과 안타를 연속으로 내줘 무사 2, 3루의 위기에서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셧아웃, 1회초 포함 3회까지 3이닝 7개의 삼진 기록했다.

양송영은 이번 대회의 부담감으로 인해 제구력에서의 기복과 손톱 부상이 있었다. 하지만 최고 144까지 던지며 여전히 날카로운 강속구를 보여주어 서울 지역 넘버원 투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위기 상황시에 전투력이 급상승하는데 자신이 위기를 만들어놓고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삼진을 연거푸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해결하는 모습은 야구 만화속 주인공을 보는 듯하다.

현재 타고난 어깨를 이용해 상체만 가지고 강속구를 뿌려주는 양송영은 프로입문 후 대폭적인 폼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과연 프로 가서 하체를 쓰는 요령을 배우게 된다면 얼마나 좋은 품질의 직구를 뿌려줄 지 궁금하고 또 기대가 된다.


힘의 투수들, 유연성의 투수들

배명고의 임진우와 배재고의 노경우. 모두 볼끝의 힘을 앞세운 배짱투와 파워피칭이 돋보였는데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임진우는 143, 노경우는 137의 구속을 기록했다. 특히 임진우는 놀라운 스피드, 노경우는 놀라운 종속을 선보였다. 최고구속 138까지 찍어준 덕수 에이스 김영민과 130초반 대의 구속을 보여준 중앙 에이스 김영수는 다소 볼힘에서는 약했지만 깨끗하고 부드러운 투구폼과 투구 메커니즘이 아주 돋보였다.

힘보다는 유연성을 내세우는 후자의 두 투수들이 더 탐이 났으나 그래도 볼힘이 기가 막힌 전자의 두 투수들이 가능성과 역량 면에서 돋보였다.


장충고 에이스 이용찬

이용찬은 부드러움과 힘을 동시에 지녔다. 그리고 양송영과 달리 하체도 함께 이용하는 투구를 한다. 2학년생 투수로서 추운 날씨에 140 가까이, 그것도 경기후반까지 꾸준히 뿌려주는 힘과 스태미너를 보여줬다. 현재 이번 대회 7.1이닝 1자책.

약간 낮은 팔의 각도에서 뿌려주는 묵직한 직구가 일품인데 현재 변화구를 많이 자제하고 있어 주로 힘으로만 타자를 밀어부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경기운영에서는 애를 먹기도 하지만 투수로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만들기에는 좋아 피칭을 보면 아주 흡족하다.

양송영과 같이 오로지 직구만을 가지고 높낮이와 좌우를 조절하면서 뿌려준다. 중남미선수들이 이른 나이부터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어린시절부터 변화구를 자제하는데 있는데, 우리나라도 차츰 이렇게 바뀌어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대학 재학중인 선수를 제외한 우리나라 아마야구 투수들은 직구 위주인 이용찬, 양송영 같은 피칭을 했으면 한다.


청원고의 이승우


청원고의 좌완 에이스 이승우. 첫날 경동과의 경기에서 3이닝 4K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승리를 지켰던 선수다. 체격이 부쩍 신장되고 새로 바꾼 폼에 잘 적응하며 체인지업까지 장착해 위력투를 선보였다. 3번 째로 등판했던 14일 충암과의 경기에서 많은 실점을 기록했으나 계속해서 타자의 무릎쪽으로 가는 과감한 몸쪽승부를 선보이며 안타를 맞더라도 사구를 내주지 않는 피칭을 보여 대담성 역시 수준급임을 보여줬다.


투수 혹사 문제


10일 경기에서 150개 가량을 던지며 완투승을 따냈던 서남석이 12일 경기에 등판해 긴이닝을 소화했다. 5일동안 22이닝 가량을 던진 서울고의 2학년 우완 임태훈 등 춥고 쌀쌀한 날씨에 다소 무리하다 싶은 연투를 하는 선수들이 있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항상 말하지만 아마야구는 좋은 성적보다는 좋은 선수를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지 않을까?
 


뚜껑 사진은 배재 에이스 양송영

photo by 임건순



임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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