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가 첫 방송을 마쳤다. 1979년 대구라는 명확한 배경 속에 당시의 시대를 공감할 수 있게 차분히 그려낸 점은 성공했지만,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울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는 숙제로 남았다.
11일 방송된 '란제리 소녀시대'는 1979년의 대구를 배경으로 발랄하고 발칙한 사춘기 여고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코믹로망스드라마. 김용희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인물 소개가 그려졌다. 피끓는 청춘 이정희(보나 분)는 친구들과 함께 미팅에 나갔고,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였다며 이내 실망했다.
이 자리에 함께 했던 배동문(서영주)은 이정희를 마음에 들어 했지만, 정희의 마음은 반대였다. 정희는 대구의 모든 여학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고3 손진(여회현)에게 마음을 뺏긴 상황.
정희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마주 오는 자동차를 피하려다 넘어졌고, 자신의 무릎을 정성스레 보호해주는 손진의 행동에 다시 한 번 설렜다. 이 때 마주친 사람은 박혜주(채서진). 혜주는 서울에서 온 빼어난 미모의 전학생이었다. 동네의 폼생폼사 해결사로 불리는 주영춘(이종현)도 약국을 찾은 혜주의 미모에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담임선생님 오만상(인교진)에 의해 교실 책상 위에 올라가 벌을 받던 정희는 전학생으로 혜주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같은 학년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전거에서 넘어졌을 때처럼, '뭔가 불길한 예감'에 다시 한 번 휩싸이게 된 순간이었다.
'란제리 소녀시대' 첫 방송에서는 작은 일에도 가슴 떨리고 두근두근하던 소녀들의 감성을 1979년이라는 시간 속에 녹여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더욱 감수성 짙게 다가오는 소녀, 여자들의 이야기가 10대 소녀들 특유의 발랄함과 함께 브라운관 속에 그려져 따뜻함을 함께 자아냈다.
현재로부터 40여 년에 가까운 예전 시간의 이야기지만, 학창시절의 순수함을 말하고 있다는 점은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걸그룹 우주소녀의 보나(1995년 생), 채서진(1994), 서영주(1998), 여회현(1994), 도희(1994) 등 대부분 1990년대에 태어난 이들이 연기하는 1979년이라는 시대도 흥미롭다. 다만 보는 이들에게 다소 부자연스럽게 전해질 수 있는 사투리 연기는 과제가 됐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기존 미니시리즈와는 다른, 8회라는 짧은 호흡으로 전파를 탄다. 그 시대의 분위기로 시청자와 충분히 교감한 만큼, 단점으로 지적되는 사투리 등의 문제들을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풀어낼 수 있을지가 드라마의 몰입도와 성패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란제리 소녀시대' 2회는 12일 오후 10시에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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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