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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연히 차이가 나는 한국시리즈 투수 운용

기사입력 2008.10.31 16:52 / 기사수정 2008.10.31 16:52

김영환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환 기자] 2007 한국시리즈. 두산이 문학에서 열린 두 경기를 모두 잡아냄으로써,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실현된 듯 보였다.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로, 두 판을 모두 잡은 상태에서 역전을 당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홈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 패배를 당했지만 두산은 여전히 여유가 있었다. 4차전에 등판할 투수가 시즌 22승에 빛나는 1차전 승리투수 리오스였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SK가 내세운 투수는 큰 기대를 모았으나 시즌 3승에 그쳤던 김광현이었다.

2008 한국시리즈에서 두 팀은 다시 만났다. 여전히 SK는 선발이 4일 쉬고 5일째 등판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두산 역시 3일 쉬고 4일째 등판하는 투수 로테이션을 쓰고 있다. 지난해의 승자는 SK였다.

김광현은 모든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호투로 두산의 리오스를 잡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시리즈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1승 2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2승 2패로 동률을 이루는 승리였으며, 동시에 상대의 에이스 카드를 무위로 그치게 하는 순간이었다.

2008 한국시리즈 4차전. 1차전에서 눈물의 역투를 보이며 리오스의 빈자리를 메우던 랜들과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8승으로 김광현-채병룡-레이번의 뒤를 받치던 선발 송은범의 대결은 승부의 추가 약간 기운 경기인 듯 보였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열세에 놓인 두산은 이 경기를 꼭 잡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려 했으나, SK의 중간계투 작전에 말려 결국 4선발에게 다시 1선발이 잡히는 경기를 하고 말았다.

대개 시즌 중의 선발투수들은 5~6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로테이션을 갖는다. 선수들이 모두 같은 생체리듬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개인차가 존재하긴 하지만, 너무 긴 등판 간격을 갖는 경우가 아니면 5~6일 정도 만에 등판했을 때 그 기록이 좋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라면 휴식일을 하루 정도 앞당겨 등판하는 로테이션이 많이 쓰이기도 하지만, 두산은 번번이 SK에게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특히 8회에 채병룡의 등판은 상당히 의미 있는 투수 기용이었다. 채병룡이라면 로테이션상 6차전 선발투수로 대기해야 할 선수.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시리즈의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듯 김원형이란 카드를 두고, 채병룡을 8회 구원으로 등판시켜 승부를 매조지 했다. 길게 보지 않고 5차전 김광현 카드로 승부를 보겠다는 복안인 듯하다.

그에 비해 김경문 감독은 승부를 길게 보고 있는 듯했다. 

시즌 평균 89구의 투구를 했던 랜들을 116구까지 던지게 해 7이닝까지 길게 끌고 갔다. 7회의 1실점은 평소 같았다면 중간계투진을 가동해 억지로 막을 수 있는 점수였다. SK가 7명의 투수진을 쏟아 부었지만 두산은 김상현-이용찬으로 경기를 마무리해 중간계투를 아낄 수 있었다.

5차전 선발로 예고된 김광현은 주로 5일 혹은 6일 간격으로 등판했다. 5일 간격 등판보다 6일 간격 등판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5일 간격 등판도 2.45의 준수한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에 비해 김선우는 주로 6일 간격 등판 때 좋은 모습을 보였다. 53이닝을 던져 2.70의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4일 이하의 휴식을 취하고 등판했을 때는 평균자책 6.86 을 기록,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에이스 김광현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김성근 감독과 물량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오늘 경기로 SK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할지 두산이 반격의 1승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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