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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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WS 결산] 한 편의 드라마였던 월드시리즈

기사입력 2008.10.30 18:16 / 기사수정 2008.10.30 18:16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유진] '길고도 짧은' 월드시리즈가 끝났다.

4승 1패라는 전적에서 알 수 있듯 필라델피아는 5경기 만에 월드시리즈를 끝냄으로써 우승컵을 가져갔다. 그러나 마지막 5차전은 사상 유례없는 2박 3일의 일정에서 치러진 것을 감안해 보았을 때 일정상 7차전까지도 두고 볼 수 있었다. 결국, 날씨라는 경기 외적인 요소도 필라델피아를 도우며, 2008년 월드시리즈 정상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에 별다른 걸림돌을 허용하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템파베이도 작년 꼴찌팀에서 올해 단숨에 아메리칸리그 타이틀을 거머쥔 'AL 디펜딩 챔피언'이 되었다. 이 역시 결코 적지 않은 성과다.

'언론의 저주'에 둘 다 울다

그러나 올 시즌 월드시리즈는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상 '시청률 최악'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내며, 구단과 언론사 모두 눈물을 보이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언론사는 시청률 수익면에서, 구단은 광고수익면에서 이렇다 할 재미를 거두지 못하며 가뜩이나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은 이번 시즌을 힘겹게 보냈다. 언론사의 바람대로 레드삭스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다투었을 경우, 그들에게 주어지는 '돈다발'은 분명 엄청났을 것이다. 그래서 2008 월드시리즈는 언론사나 구단, 모두 '언론의 저주(The curse of press)'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 7회 초, 홈에서 아웃되는 바틀렛. 이 아웃카운트 하나가 템파베이에게는 치명타였다.

제 2의 마이크 슈미트가 된 그들

1980년 월드시리즈 MVP는 마이크 슈미트였다. 그리고 필라델피아 프랜차이즈로 월드시리즈 MVP가 나타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28년이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콜 하멜스. 포스트 시즌에서 솔리드한 모습을 보여주며, 감독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하멜스는 월드시리즈에서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승부처가 되었던 '에이스 리턴매치' 5차전에서 그는 6이닝 2실점으로 선방하며, 팀 우승에 주춧돌을 놓았다. 템파베이의 카즈미르가 4이닝동안 2실점하며 강판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에 힘입어 그는 NL 챔피언쉽 시리즈 MVP에 이어 월드시리즈 MVP마저 손에 넣으며, 더 이상 애송이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

월드시리즈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어느 팀이 먼저 방망이가 살아나느냐의 여부였다. 이 역시 결론은 필라델피아였다. 템파베이의 업튼, 롱고리아, 페냐의 방망이가 쉬고 있는 동안 월드시리즈 3할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포수인 나바로, 1명 뿐이었다(0.353). 반면 필라델피아는 '타격전'으로 예상되었던 4차전에서 무려 10점을 기록하며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같은 조건에서 템파베이가 2점밖에 내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특히, 중심타선에서 하워드의 대포가 살아난 것이 컸다.


▲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된 콜 하멜스. 내년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템파베이의 반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템파베이 역시 작년 최하위팀에서 올해 단숨에 AL 챔피언쉽 타이틀을 차지한 만큼, 그 저력만은 인정해줘야 한다. 더 무서운 사실은 내년에도 업튼과 롱고리아의 모습을 템파베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년차 징크스에만 울지 않는다면, 롱고리아의 호쾌한 타격을 또 볼 수 있다.

카즈미르와 쉴즈가 버티고 있는 마운드 역시 우습게 볼 수 없다. 양키스나 레드삭스의 내년시즌 전력 업그레이드에 가속도가 붙었다고는 하지만, 이제 템파베이는 AL 디펜딩 챔피언이다. 그들이 내년 시즌에 마쓰자까나 사바시아(양키스 영입 예정)와 같이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양키스, 레드삭스에 '신흥 강호' 템파베이까지 가세한 AL 동부의 내년 판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들의 반란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는 오프시즌이다

월드시리즈가 끝났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오프시즌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FA시장에는 많은 대어들이 나왔으며, 트레이드 시장 또한 심상치 않다. 과연 어느 팀이 몇 마리의 대어를 낚음으로써 FA시장의 위너(winner)로 자리잡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또한, 작년 요한 산타나 딜(deal)과 마찬가지로 그 누구도 모르는 깜짝 트레이드가 진행될지 여부도 지켜보아야 할 때다. 어쨌든 오프시즌은 월드시리즈의 연장선상이다.

[사진(C) = MLB 공식 홈페이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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