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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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반격, 다시 떠오른 두산의 악몽

기사입력 2008.10.28 01:37 / 기사수정 2008.10.28 01:37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SK의 반격이 시작됐다. 반대로 얘기하면 두산의 악몽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안방에서 첫판을 내줬던 SK가 두 번째 판을 잡아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기 때문이다. 두산으로서는 지난해 적진에서 연거푸 두 경기를 따내고도 홈에서 3경기를 비롯한 4번의 경기를 모두 내준 채 눈물을 삼켰던 기억이 떠오를만하다.

두산의 선발투수 김선우는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에서 선발로 등판, 각각 2이닝과 2와 1/3이닝만 던졌던 것에 비하면 나아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위력적이거나 믿음직한 투구내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1회말 2사 1루와 3루에서 5번타자 이진영에게 적시타를 허용했고 이어 최정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폭투로 추가점수를 내주기도 했다. 1차전 선발이었던 랜들이 6회말 원아웃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3안타 1실점으로 선방한 것에 비하면 제 몫을 해냈다고 보기 어려웠다.

물론 1차전에서도 뒤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은 만큼 두산으로서는 2점의 점수차가 그리 큰 부담이 아닐 수도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4회초 선두타자 김동주와 후속타자 홍성흔이 각각 2루타와 3루타로 1점을 따라붙었고 무사 3루에서 고영민의 희생플라이로 동점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엉뚱한 곳에서 구멍이 뚫렸다. 마치 홀리기라도 한 듯 3루에서만 실책이 4개나 나온 것이다. 선발 3루수로 출전했던 김동주가 3회와 4회 연거푸 실수를 범했고 김동주와 수비위치를 바꿨던 오재원도 2개의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더구나 5회말 오재원의 실수는 그대로 결승점으로 연결되어 아쉬움이 더했다.

또한, 한계투구에 다다른 정재훈 대신 마운드에 올랐던 임태훈이 지나치게 정직한 승부를 고집하다 1차전에서 선제 홈런을 쏘아 올렸던 김제현에게 2점 홈런을 맞은 점도 곱씹어볼 문제이다. 김현수는 1차전에서 삼진 4개를 포함해서 한국시리즈 2번의 경기에서 6개의 삼진을 당했고 두산 9명의 타자는 SK 5명의 투수에게 12개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종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듯 보였다.



그런 만큼 1차전이 두산의 완벽한 승리였다면 2차전은 SK의 완벽한 승리였다. 선발 채병용이 4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간 후 정우람과 윤길현, 이승호, 정대현 등이 든든한 허리를 과시하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5이닝을 막아냈다. 불펜에서 따낸 8개의 삼진 중에서 5개는 6회와 7회에 마운드를 지켰던 윤길현이 따내기도 했다.

한번 이기고 한번 지는 것은 병가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도 했다(兵家之常事). 이제 두 팀은 한 번씩 이겼고 한 번씩 졌을 뿐이다. 아직 시리즈는 5번이나 더 많았다. 물론 악몽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아니 잊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생생하게 떠오르기 마련이다. 지난밤 SK의 반격이 두산에 악몽이 될는지 아닐는지는 순전히 두산의 노력에 달려있을 것이다. 악몽을 떨쳐내려면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현실에 충실한 방법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과연 두산은 잠실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는지 벌써 3차전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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