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신성록의 연기는 최민수를 만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두 사람은 연말 베스트 커플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화제였다.
신성록은 베스트 커플상 얘기에 얼굴에 미소를 띠며 "정말 욕심난다.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데, 장인과 사위 역할로 받으면 정말 유니크할 것 같다. 드라마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민수와 찰떡 호흡을 보여줄 수 있었던 비결은 두 사람의 연기 타입이 비슷해서다.
"최민수 선배와 호흡은 너무 좋았다. 대본도 재밌게 나오는데, 선배님은 대본에 자신의 것을 더해서 더 많이 연구해온다.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행동을 했을 때 당황하는 배우도 있지만, 나는 그런 돌발 행동을 반기는 편이다. 상대방이 다른 걸 하면 나도 또 다른 걸 한다. 들이대는 편이다. 그런 화학작용이 있어 너무 좋았다."
최민수를 대표하는 수식어는 '카리스마'인데, 실제 최민수에 대해서 신성록은 "동네 형 같다"고 표현했다. 또 "젊게 살고, 순수한 영혼의 아이콘이다. 아이 같은 천진난만함, 해맑음이 있다. 그래서 많은 분이 4차원이라고 느끼는데 그게 연기의 원천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신성록의 노력이 더해졌다. 신성록은 "사실, 쉬운 건 없다. 모든 신이 어려웠다. 어떻게 하면 웃기면서도 진짜처럼 보일 수 있을까? 대본을 보며 찾아내려고 했고 힘들었다. 밤새 촬영하고 집에 들어와도 대본을 봐야 하니까. 근데 대본을 안 보고 현장에 가면 나는 유령인 거다. 그래서 잠을 좀 안 자더라도 대본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신성록은 강호림을 연기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참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직 신성록 본인에게 있는 성격과 대본에서 찾은 것들을 결합해 만들어냈다. 그는 "나는 모든 캐릭터를 내 안에서 찾아낸다. 다른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없는 성격은 나오지 않더라. 내가 가진 걸 찾아서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신성록이 있기까지 비단길만 있었던 건 당연히 아니다. 연기가 천직인 것만 같은 신성록에게도 슬럼프가 있었다.
"2009년쯤 내가 연기도 너무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들이 나오는 멋진 영화를 보면 그런 캐릭터에 욕심이 생기는데 주어지는 역할은 계속 비슷했다. 반복되니 새로운 원동력이 없고, 그래서 연기를 관둘까 생각도 했다. 그렇게 바닥까지 나를 몰아갔다."
이를 극복한 계기는 내면의 변화였다. 신성록은 "남이랑 비교하지 말고 내가 하는 걸 즐기며 살자"고 생각했고, 이후 삶의 만족도도, 연기력도 향상됐다고.
"20대 때는 예술가적 마인드가 전혀 없었다. 튀지 않게, 모나지 않게, 눈 밖에 나지 않게 대본에서 요구하는 걸 하자는 생각이었다. 근데 군대 다녀오고 여러 작품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거 같다. 남들이 보지 못한 것, 충격을 줄 수 있는 걸 해야 내 연기를 좋아하고 보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이왕 사는 것 행복하게 살아야지 어떤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불행하게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앞서나가려는 목표는 없지만 그만의 큰 그림은 있다. "나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신성록은 "뭔가 다른 걸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도 많았고 넘어지기도 했지만, 내가 생각한 큰 그림대로 가고 있고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 전체를 끌고 갈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