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5:38
스포츠

[유럽축구 놈!놈!놈!] 적색보다 흰색, 미첼 살가도

기사입력 2008.10.24 10:00 / 기사수정 2008.10.24 10:00

유형섭 기자

[유럽축구 놈!놈!놈!] 4회 - 대표팀과 인연이 없던 선수들 (프리메라리가)

적색보다는 흰색이 어울린 'MADRIDISTA', 미첼 살가도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국가대표선수에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그 나라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나 지역감정이 심하다는 인식이 깔린 스페인의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게 된다.

이번에 소개할 선수는 스페인을 위해 헌신했던 선수이나 정작 큰 대회에선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선수로 레알 마드리드의 미첼 살가도다.

셀타 비고의 유망주에서 '마드리디스타'로

셀타 비고 소속으로 20살이란 나이에 프리메라리가의 무대를 밟은 살가도는 처음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하나 96/97시즌 세군다리가의 살라만카로 1년 임대를 다녀온 후 스페인의 주목을 받게 된다. 살라만카에서 전경기를 뛰며 셀타 비고로 돌아온 살가도는 단숨의 팀의 주축 선수가 된다. 마케렐레, 모스토보이, 카르핀등과 같이 당시 라리가를 주름잡던 선수들과 함께 뛴 살가도는 무서운 상승세를 펼쳐나갔다.

사이드백이지만 뛰어난 공격능력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준 살가도는 팀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셀타 비고 시절의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주닝요 파울리스타를 큰 부상을 입히며 8경기 출장정지라는 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의 서포터들은 가두시위를 벌일만큼 엄청난 팬들의 인기를 받고 있었다.

99/00시즌, 그의 축구인생에 큰 변화를 줄 사건이 생기는데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이었다. 셀타 비고에서 플레이하며 스페인 국가대표에도 발탁되던 그는 밀란으로 이적한 파누치의 빈자리를 채우길 바라는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카드였다. 그에게 레알 마드리드가 내민 금액은 자그마치 20억 페세타, 99/00시즌 라리가 이적료 중 최대액이었다. 마드리디스타가 된 그는 최고의 활약을 보일 의무가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굳건한 오른쪽, 그리고 유로2000

살가도가 이적해온 시즌, 마드리드의 팬들은 스페인의 지방도시인 갈리시아 출신일 뿐인 이 선수가 파누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리라 기대치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실력으로서 마드리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내고 그 시즌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그렇게 멋진 성공과 함께 살가도는 유로2000 스페인 국가대표로 참가하게 되고, 그는 대회 4경기에 출장한다. 젊은 나이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며 스페인국가대표 선수인 미첼 살가도. 그는 이 대회가 그가 제대로 활약하는 마지막 대회란걸 알고 있었을까?

한일월드컵, 불행의 시작

2000년대 초반은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축구계를 주도하던 시대라 할 수 있겠다. 프리메라리가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의 최강팀이란 것을 어김없이 증명해냈으며, 살가도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일원으로서 루이스 피구와 함께 든든한 오른쪽 자원이었다.

프리메라리가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거머쥐며 레알 마드리드와 살가도는 승승장구하였고, 스페인은 대망하던 한일월드컵에 참가하게 된다. 모두 살가도의 소집을 예상했다. 그러나 카마초 감독은 스페인의 오른쪽 수비수로 쿠로 토레스와 푸욜을 소집하게 되었고, 결국 살가도는 그의 최전성기때 열린 월드컵을 집에서 TV로밖에 볼 수 없었다.

아픔의 유로2004

흔히 갈락티코로 대표되는 레알 마드리드, 모든 포지션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비싼 이적료를 받으며 마드리드로 이동하였다. 허나 레알 마드리드는 오른쪽 윙백영입 따윈 생각지 않을정도로 살가도는 왼쪽의 카를로스와 함께 최고의 경기를 펼쳐보이는 선수였으며, 스페인 국가대표에서도 그는 무섭게 성장하던 호아킨을 보좌하는 오른쪽 수비의 붙박이 주전이었다.

그는 유로2004를 출전하기 위한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예선전에서 활약했으며 당연하단 듯이 유로2004 스페인 국가대표에 소집되었다. 모든 것에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를 막은 것이 있으니 바로 부상이었다. 살가도는 근육부상으로 인해 카프데빌라에 자리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고 한일월드컵에 이은 유로2004역시 집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독일월드컵, 자리를 넘겨주다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며 시즌이 계속되어갈수록 살가도는 노쇠화의 기미를 보였고, 특히나 그의 첫 장기부상은 그에게 결정타를 먹인 격이 되었다.

그가 복귀했을 때 레알 마드리드는 이미 라모스와 시싱요라는 영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결국 독일월드컵에선 라모스에게 자리를 내주며 벤치에서 동료들의 활약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 그나마 위안이었던 것은 3라운드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스페인 국가대표의 주장완장을 차며 출전했다는 것 정도이다. 살가도 입장에선 당시 경험이 부족했던 라모스보단 자신이 16강전에서 지단을 더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갈리시아, 레알 마드리드의 영웅으로

세르히오 라모스, 미겔 토레스라는 스페인을 이끌 두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 현재는 살가도는 경기는커녕 소집도 되지 않는 선수이다.

하나 그는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것에 큰 불만을 갖지 않으며 경기에 출장하지 않는 대신 팀의 주장단중 한 명으로서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도맡아 하여 마치 구단의 대변인역할을 하고 있으며 어두웠던 갈락티코 시대를 넘어 젊어진 레알 마드리드의 큰형님으로서 팀을 하나로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갈라시아 지방에서도 살가도에게 열광하며(물론 레알 마드리드가 셀타 비고와 경기하는 경우에는 예외) 그를 성공한 갈리시아인의 대표 중 한 명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살가도는 비록 스페인대표 선수로서 최고의 활약을 세계인에게 보일 순 없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과 갈리시아지방 사람들에겐 위대한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한 팀에 10년 이상 머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처럼 선수교체가 많은 팀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라울, 구티, 카시야스처럼 유스 출신에 뛰어난 활약을 보여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살가도는 레알 마드리드의 사상 첫 갈리시아 출신 선수라는 한계를 극복해 보였고 팀의 주장단의 일원을 맡고 있다.

비록 'La Roja'(The Red, 스페인 국가대표애칭)로서 그가 이뤄낸 것은 없지만 'MADRIDISTA'로서 이뤄낸 그의 성공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국가대표보다 더욱 깊게 인식되어질 것이다.

[사진=살가도 ⓒ레알마드리드 구단 공식 홈페이지]



유형섭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