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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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삼국지] '슈퍼 루키' 김기성, '꿈'이 담긴 빙판의 알싸한 향기처럼 - ③

기사입력 2008.10.17 10:00 / 기사수정 2008.10.17 10:00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모든 아이스하키 선수가, 아니 모든 운동선수가 자신이 하고 있는 운동에 자부심을 가질 테지만, 김기성 ‘아이스하키’ 자체에 대한 자부심이 가슴 속 한 가득이다.

연세대 시절도 그렇고, 축구나 야구 같은 종목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편이다.

김: 솔직히 서운하죠. 대학 때 운동할 때보면 다른 종목 애들보다 더 많이 하는 것 같고 그런데 항상 스포트라이트는 축구, 야구가 받고 있고 '아, 나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왜 몰라줄까?' 란 생각도 들고 여러 가지로 속상했는데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아마 저뿐만이 아니라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는 선수 모두 그럴거에요.

정말 재밌는 스포츤데 사람들이 잘 모를 뿐이죠. (리그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어? 정말요? 아…. 아직도요? 아…. 정말 재밌고 그런 스포츤데 왜 모를까요? 도련님 스포츠라는 안 좋은 이미지가 있는데 그렇지도 않아요. 어느 운동이 돈 안들이고 할 수 있겠어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힘이 빠지는데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야죠.

군대 문제는 해결했나.

김: 아뇨. 해결 안됐어요. 아무 대책이 없죠. 지금은, 상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근데 군대는 저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걸림돌이에요. 일단 저한테는 지금 하고 있는 운동 그 자체가 중요하니까 그 것만 생각하려구요.

올 시즌 목표가 궁금하다.

김: 일단 첫 목표는 3위권 안에 드는거에요. 세이부, 크레인스, 오지 이글스, 같은 일본 3강을 꺾고 그 안에 들어 보는 것. 그리고 두 번째 목표는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가는 것이구요. 세 번째 목표가 우승이에요. 막연하게 우승. 이라고 목표를 잡는 것보다 차근차근 올라가야죠. (감독님도 시즌 전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하셨다.) 정말요? 근데 그렇잖아요. 처음부터 너무 큰 꿈을 꾸면 이뤄질 것도 안 이뤄져요.

개인적인 욕심도 있을 텐데

김: 아직 초반이라 개인적인 욕심 부리기보다 요 몇 년 동안 팀이 성적이 안 났으니까 팀 성적에 집중하다보면 개인 성적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봐요. (상투적이다.) (웃음) 그런가? 에이, 그래도 신인인데 겸손한 맛도 있어야죠.

선수로서의 꿈은? 최종 목표가 본토 진출이라던데

김: NHL요? 꿈'만' 가지고 있어요. (웃음) 여기서 잘하다보면 좋은 일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일단 그 것 보다는 아시아리그에서 우승해보는 게 가장 큰 꿈이에요. 꼭, 반드시 한국 팀 최초로 우승해보고 싶고, 아시안 게임에서 일본을 이기고 금메달 따는 게 아이스하키 선수로서의 꿈이죠. 아, 그리고, 지금 계신 선생님들이 배우는데 모자라다거나 그런 얘기가 아니구요. 뭐랄까,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코치연수도 받고 해서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아 그게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하죠? 후배들이 조금 더 편하게 즐겁게 아이스하키를 할 수 있도록 토양이라고 해야 되나? 밑거름이라고 해야 되나…. 암튼 도움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진중하게, 그러나 밝게 자신의 생각을 조목조목 말하는 스물 넷 아시아 새내기에게선 안양 빙상장의 알싸한 빙판 냄새가 났다. 자신이 하고 있는 운동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가득한 그에게 '슈퍼 루키' 라는 날개는 짐이 아니라 다만 기폭제로 작용할 것만 같았다.

그의 꿈이 차근차근 이뤄질 수 있길 , 그 순간까지 지금의 진중하고 진실한 이 마음이 사라지질 않길 바라본다.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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