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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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물 뺀' 대표팀…어떤것이 달라진 걸까?

기사입력 2008.10.15 21:52 / 기사수정 2008.10.15 21:52

이순명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 상암, 이순명 기자] 달랐다. 이전의 허정무호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경기였다. 종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도 공을 뒤로 돌리기만 하던 천편일률적인 공격루트를 고집하던 이전의 대표팀과는 달랐다.

효율성이 늘었다

원톱을 구사하던 대표팀과는 달리, UAE전에서 공격 루트를 전개해 나가는 것은 투톱의 'small' 이근호였다. 상대편의 수비라인 근처에 자리를 잡고 패스와 함께 전진해 나간 이근호는 결국 좋은 찬스를 여러 번 잡았다. 거기에 그림 같은 한 골을 성공시키기까지 했다. 종전의 그저 앞으로만 질러대던 패스와는 달리 끊임없는 공격수의 움직임과 위치선정은 좋은 패스를 받을 수 있게끔 되었고, 그것이 주효했다. 이근호는 후반 34분에도 날카로운 돌파로 박지성의 쓰루패스를 받아 팀의 3번째 골을 뽑아냈다.

미드필더진의 유기적인 움직임도 돋보였다. 박지성-김정우-기성용-이청용의 선발 미드필더진은 자기 자리에만 국한 되지 않고 서로 빈곳을 찾아서 끊임없는 스위칭을 해주었다. 그 결과 빈 공간으로 정성훈 같은 공격수 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UAE 수비진은 당황하며 파울로 끊거나 슈팅을 쉽게 허용하는 모습을 연출하게 되었다.

대표팀의 핵심 박지성

박지성이 있는 대표팀은 역시 달랐다. 대표팀의 두 번째 골은 '박지성'만이 넣을 수 있는 골이었다. 전반 26분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은 박지성은 그대로 쇄도해 들어가 한 번의 헤딩 트래핑 후 오른발 슛으로 대표팀에 두 번째 골을 가져왔다. 박지성의 끊임없는 움직임과 공에 대한 집념은 그의 왼팔의 주장완장의 덕분인지 더욱 빛났고,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가 되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오가는 스위칭 또한 선수가 박지성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었다.

비밀병기 김형범

후반 22분 부상당한 이청용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온 김형범은 그야말로 '비밀병기'의 몫을 톡톡히 했다. 교체와 동시 바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부터 엄청난 슈팅을 선보였다. 부상으로 나간 이청용의 공백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활동력과, 그만의 전매특허인 '킥'은 이청용과는 또 다른 옵션으로의 오른쪽 미드필더의 모습이었다. 그동안 대표팀의 고질병이었던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약점을 곧바로 강점으로 바꿔줄 수 있는 모습이었기에 김형범의 교체기용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수비 호흡

볼 점유율 7대 3의 경기이다 보니 수비진의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진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후반 26분 골을 길게 끌던 탓에 수비진형에서 공을 인터셉트 당했고, 그 한 번의 실책이 바로 골로 연결된 것이다. 완벽할 수도 있는 경기였기에 더욱 수비 실책이 아쉬웠다.

고무적인 점은 오른쪽에서 보여준 이영표의 안정감 있는 경기운영과, 수비수로 대표팀의 쐐기골을 터트린 곽태휘의 존재였다.

4-1의 대승은 올림픽에서의 부진을 씻어버리기 충분한 승리였다. 앞으로 있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도 이번 홈에서의 대승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장점은 계속 가져가고, 수비진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면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은 바로 눈앞에 있지 않을까.



이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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