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공포 스릴러 '장산범'(감독 허정)의 출발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장산이지만 정작 영화에는 해운대가 나오지 않는다. 왜일까.
지난 17일 개봉한 '장산범'은 장산으로 한 가족이 이사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았다. 목소리를 따라해 사람을 홀리는 '장산범' 괴담이 모티브다.
'장산범' 괴담의 출발점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장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웹툰 등도 나오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삽시간에 유명해졌다.
하지만 눈썰미 좋은 부산 지역민이라면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장산'이 해운대 장산이 아님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으러 나타난 남매의 집주소가 '기장읍 내리'라는 점에서 해운대 장산이 모티브가 된 것만은 확인할 수 있지만, 경기 양평군 지평 농협을 이용하는 극중 희연의 모습을 통해 물음표를 던질 수 있다. 게다가 영화 속 장산은 앞에 논과 밭이 펼쳐져있고 도심과는 동떨어진 모습.
실제 장산은 해운대구 주민들이 언제건 쉽게 찾아가는 산 중 하나다. 해운대 신시가지 및 부산-울산 고속도로와도 가깝다. 장산 중턱에서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등을 조망할 수 있어 영화속 고요한 장산과는 사뭇 다르다. 영화처럼 펜션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닌 것. 실제로는 공원 등이 조성되어있어 늦은 시간에도 인근 거주민들로 북적거린다. 사찰도 제법 있다. 장산범이 너무 많은 목소리를 따라해야하기에 목이 아플지도 모를 일.
허정 감독은 왜 실제 배경인 해운대 장산은 배제했을까. 이와 관련해 그는 "처음에 '장산범'을 보고 시나리오를 준비할 때 해운대 장산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니까 거기서 뭔가 있지 않을까 몇번 찾아갔었다. 장산도 좀 올라가봤다"고 털어놨다. 실제 답사에 나섰던 것.
그는 "괴담 같은 경우는 숲이나 이런데서 벌어지는데 원래 괴담이 갖고 있던 느낌하고도 많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장산 인근은 빽빽한 아파트촌이기에 신비로운 괴담을 진행하는 분위기로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
허정 감독은 "그런 배경으로 하면 예전 '숨바꼭질'과 비슷해질 것 같았다"며 일부러 그 지역색을 흐리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해운대 장산의 현대적인 지역색을 '장산범'에서 의도적으로 지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 끝에 주된 촬영을 강원도 인근에서 하면서 새로운 '장산'을 만들어냈다.
'장산범'의 실제 촬영은 주로 강원도 일대에서 이뤄졌다. 태백시 인근에 때마침 강원도 영월에도 장산이 있으니 아예 틀린 것은 아닌 셈.
허정 감독은 "동굴도 그렇고 강원도 쪽에서 많이 찍었다.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 동굴은 대부분 관광지가 되어있거나 해서 진짜 간신히 구해 촬영할 수 있었다"며 "개인이 이런 저런 용도로 쓰는 곳이라고 하더라. 바닥이나 이런 부분은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아 대비를 많이 하고 찍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NEW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