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28 01:06 / 기사수정 2008.09.28 01:06
소리가 나온 곳은 수원 서포터즈가 자리한 N석 이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들리지 않고 퍼졌다. 그런데 문제의 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들어보니 조재진을 향한 수원 서포터즈의 야유였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5월로 거슬러 간다. 지난 5월 5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전북과 수원의 경기에서 전북의 조재진이 동점골을 터뜨린 직후 수원 서포터즈를 향해 논란의 세레모니를 시도하며 수원 팬들의 감정을 악화시킨 것.
때문에 수원팬들이 조재진에 악감정을 가져 조재진한테 야유를 퍼붓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을지언정, 야유 내용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수원팬들이 조재진을 향해 퍼부은 야유의 내용은 옛 연인 관계였던 이들을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한 선수의 사생활에 상대팀 서포터즈가 끼어들 필요가 있었을까? 그것도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사생활을 말이다.
더욱이 큰 문제는 이 야유가 어느 곳에서 산발적으로 튀어나온 것이 아닌 응원 전반을 담당하는 서포터즈내 운영진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수원 팬들 사이에서도 이 야유를 놓고 어이없어 하는 분위기다. "너무 당황스럽고 부끄럽다. 이 야유가 우리 수원이 경기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정말 실망이 컸다."라고 하는 팬들과 "우리 그랑블루가 그런 구호를 외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라며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한 야유를 들은 조재진 본인은 어땠을까? "사실 수원 팬들의 야유는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심했다."라며 "그러나 꾹 참고 견디면서 경기를 치렀다. 오히려 그런 응원이 수원에 독이 된 것 같다."라며 웃어넘겼다.
수원 서포터즈의 야유에 불구하고 조재진은 이날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결국, 조재진의 말대로 그 응원은 수원이 독이 되고 말았고, 결국 수원은 전북에 2-5 대패를 당했다.
K-리그 최고의 서포터즈로 평가받는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이지만 이날 응원은 도가 지나쳤다. 야유를 퍼부을 시간에 팀을 위해 한목소리로 응원을 했다면, 수원도 힘을 받아 달라진 경기력을 펼칠지 않았을까?
[사진 = 수원 서포터즈로부터 야유를 받은 조재진 (C)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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