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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만으로는 불가능한 사진 기자 체험기

기사입력 2008.09.16 21:24 / 기사수정 2008.09.16 21:24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풋볼코리아닷컴=박시훈] 올 시즌 K-리그 경기는 총 182경기다. 컵대회와 FA컵 경기만 포함하더라도 250경기 가까운 경기가 일 년에 개최된다.

여기에 내셔널리그와 K3리그, U리그, K리그 2군 리그까지 포함한다면 천여 경기가 넘는 축구 경기가 국내에서 열리는 것과 같다. 축구광이라고 도해도 이 많은 경기와 결과를 모두 알기란 사실 어렵다.

축구 기자들이 이 많은 경기의 경기 내용과 결과를 알려주고 있지만, 사실 뉴스 전달의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한계를 보강해주는 또 다른 뉴스 방법이 있다. 바로 사진기를 통해 축구 경기의 생생함이 축구 팬들에게 알려지는 ‘포토뉴스’가 있다.

‘포토뉴스’를 생산해내는 사진 기자는 축구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장의 생생함을 사진기를 통해 사진 촬영과 적절한 텍스트와 제목을 달아 인터넷과 데스크 송고가 이루어지고 축구 팬들에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서 축구 팬들은 경기장을 찾지 않아도 경기장의 생생함을 확인할 수 있다. 취재 기자의 백 마디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현장 상황을 설명할 수 있듯이 사진이 해내는 역할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포토뉴스’를 제외하더라도 일반 축구 기사에서 사진이 있는 기사에 비해 사진이 없는 기사가 추국 팬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사진 기자가 찍은 한 장의 사진은 큰 역할이 해낸다.

이러한 사진 기자가 현장에서 사진 취재를 어떻게 해내는가에 대해서 알아보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사진 기자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풋볼코리아닷컴’에서는 일반 취재 기자의 하루를 다음이 시간에 다룰 예정이다.

 

◆ 무슨 경기를 가볼까?

= 현장 취재 기장의 사진 기자 체험기 작성을 위해 찾기로 경기는 다름 아닌 내셔널리그 고양 국민은행과 울산 현대미포조선의 맞대결이었다. 인천-포항, 성남-제주 등 주목받는 K-리그 경기가 많았다.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K-리그 경기를 자주보다니 경험해보지 못한 경기를 취재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과 고양과 울산의 내셔널리그 강호 간의 맞대결은 불꽃이 튈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좋은 사진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이 경기를 선택했다.

경기장을 찾기 전에 이날 사용할 사진기와 렌즈 등 장비들을 테스크하고, 가상 촬영에 송고 업무까지 해보면서 취재 당일 취재 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찾아나가면서 경기 당일을 기다렸다.

◆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

= 고양 종합운동장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외곽에 있는 경기장으로 종합 운동장 시설로 고양 국민은행의 홈 경기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체육 시설이다. 지난 2006년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 취재로 찾은 바가 있었기 때문에 경기장을 찾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경기장에 도착하고 나서 입구에서 신분 확인 뒤에 사진 기자들에게 지급되는 ‘포토조끼’를 껴입고 기자석으로 향했다. 경기장별로 사진 기자실이 따로 있지만, 내셔널리그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는 본부석에 있는 기자석에 자리했다.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설치하고, 인터넷 체크까지 하면서 본격적인 취재를 위한 준비를 취했다. 선수 명단 확인과 주목할 선수를 기록 한 뒤 경기를 기다리면서 고양 구단 관계자와의 인사도 나누며 이날 경기 취재를 준비했다.


◆ 경기 시작과 함께 도전 시작!

= 사진 취재를 위해서 그동안 현장 취재를 통해서 몰래 지켜봐 온 사진 기자들의 동선을 따라하면서 사진 취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내서널리그 경기는 K-리그 경기와 달리 많은 부분을 달랐다.

취재 라인이 존재하지 않아 사진 기자가 원하는 위치와 각도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다른 경기장에서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이날 이러한 장점에도 여러 각도로 사진 촬영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나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 입장과 함께 주요 선수들의 사진 촬영을 하겠다는 생각과 달리 사전 조사했던 선수들과 달리 현장에서 줄줄이 나오는 선수들의 얼굴을 포착하는 것과 선수들을 기억해내기가 힘이 들었다.

 

입장이 끝나고서 다양한 각도로 경기장을 담기 시작했다. 선수들과 구단 기를 함께 찍는 등 실험적인 사진 촬영을 해보았지만, 원하는 사진을 담기란 어려웠다. 익숙하지 않은 사진 취재와 나 자신도 모르게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이 커졌기 때문이다.

불안함이 커지는 순간. 결정이 필요했다. 양쪽 골대를 한 명의 사진 기자가 모두 소화할 수 없어서 한 진영만을 선택해야 했는데 내셔널리그에 친근한 동료 기자의 충고대로 전반전에 강한 울산의 공격진영을 촬영하려고 고양 진영 골대 뒤로 향했다. 

◆ 카메라 설정 값이 문제

= 경기장을 향하기 전부터 여러 차례 카메라 설정 값을 바꿨다. 현장 취재에서 어떠한 설정이 원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예상이 어려웠어서 짧은 지식으로 설정 값을 바꿨던 것인데 실제로 축구 사진 취재를 했더니 원하는 사진이 나오지는 않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여러 차례 사진 촬영을 통해서 원하는 설정 값으로 바꾸는 보았지만, ‘딱히 이것’이라는 설정 값을 찾지 못했다. 이날 찍은 사진의 양은 1,000장으로 일반적으로 사진 기자들이 사진 취재를 통해서 400~600여 장의 사진을 찍는다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났다.

 

익숙하지 않은 사진 취재에 셔터만 눌러 된 것처럼 원하는 사진을 찍지 못한 채 초점을 잘 못 잡은 사진과 흔들린 사진 등 차마 축구 팬들에게 ‘뉴스’라고 하면서 송고할 수 있는 사진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경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설정 값이 원하는 수준 정도로 올라오게 되자 자신감이 붙었는지 여러 각도와 생각으로 사진 촬영을 하면서 축구 팬들에게 경기장의 생생함을 전달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 놓쳐버린 골 세레모니

=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을 때 내셔널리그 최고의 골잡이라고 하는 김영후 선수의 골이 터졌다. 경기 시작과 함께 김영후 선수의 인지도 때문에 김영후 선수를 찍으려고 많은 셔터를 눌렀지만, 원하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울산의 공격이 부진했던 이유가 컸다고도 할 수 있지만, 순간순간을 잡는 나의 솜씨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좌절 속에서 김영후 선수의 골이 터졌다. 크로스를 받은 김영후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기록한 것이다.

헤딩 순간은 흔들리는 사진이지만은 슈팅 자체를 찍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지만, 슈팅을 찍었는지를 확인하려고 카메라의 LCD로 확인했던 것이 문제였다.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차 확인하려는 자세가 문제였다.

핑계라고 하면 반대쪽 코너킥 지점에서 김영후 선수가 세레모니를 했기 때문이다. 한참 LCD에 정신이 팔려 있는 순간 김영후 선수의 세레모니는 끝났고 사진기로 김영후 선수를 바라보려고 한순간 이미 김영후 선수는 자기 진영으로 향하고 있었다.

바로 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사진 기자들의 정신과 집중력에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놓친 세레모니를 만회하려고 뷰파인더를 보는 횟수는 늘어나고 셔터를 누르는 횟수도 늘었다.

이러한 노력에도 신을 나를 돕지 않았다. 이날 추가 골은 울산 진영에서 고양 선수의 골로 차마 내가 찍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세레모니 순간 자체도 사진기가 흔들리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 전반전을 만회하자!

= 전반전이 끝날 때쯤 메모리가 꽉 찼다. 500여 장을 찍을 수 있었음에도 전반전에 원하는 설정 값을 찾으려고 낭비한 셔터가 많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노트북이 설치된 기자석으로 향해 사진을 받았지만, 너무나도 많은 사진을 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말았다.

전반전의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셔터를 많이 누르기보다는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순간 정성스럽게 셔터를 누르다 보니 사진의 수준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뿌듯했다.

이러한 뿌듯함에도 사진들이 계속 흔들렸다. 장비 핑계라면 핑계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전문가와 비교하면 장비가 워낙 부족하고, 사양이 낮다 보니 원하는 순간의 사진을 촬영할 수가 없었다.

선수들 얼굴과 몸을 찍을 수 없는데 볼을 따라 선수를 찍는다는 것은 더욱더 어려웠다. 사진 그 자체를 좋아해서 축구 사진을 찍기보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소화해내면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의 어려움을 경험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 사진의 결과물은?

= 전, 후반전 총 90분이라는 시간 동안 찍은 사진의 개수는 1,000장으로 3.59GB를 차지할 만큼의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 결과물을 보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경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사진 수준은 좋아지긴 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으려면 장비와 실력을 높여야만 가능하다는 답을 얻은 채 그나마 나은 사진들을 정리해서 송고하려고 하나둘씩 정리했지만, 이 뿐만은 아니었다. 사진과 함께 제목, 내용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기사를 다뤄 보았지만, 사진 정리, 선정, 내용, 제목까지 모든 것을 다루다 보니 사진만을 찍는 데에만 열중했던 결과 원하는 사진이 더욱더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만족하는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축구 팬들에게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할 수 있었다.

K-리그로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외로이 시도하였던 사진 기자 체험기.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내셔널리그 사진 체험기. 앞으로 현장 취재 시 단순한 사진 한 장의 소중함을 얻었다.

박시훈(netcloud@fotoballcorea.com)

 



취재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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