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배우 송강호가 '택시운전사'를 한 번 거절한 뒤 수락해야했던 사연을 전했다.
12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개봉을 앞두고 송강호는 '택시운전사'를 한 차례 거절했었던 이유를 털어놨다.
'택시운전사'를 통해 송강호는 통금 전까지 광주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면 거금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택시를 몰고 나서는 택시기사 김만섭을 맡았다. 아내와 사별하고 어린 딸을 홀로 키우는 그에게 밀린 사글세에 달하는 10만원은 큰 고민없이 광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 그는 예상 밖의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송강호의 연기는 한 시대를 대표했다. '변호인'을 통해서는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사도'에서는 날카로운 영조가 됐다.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구석 중 하나인 일제강점기 '밀정'을 또 어떠했던가.
송강호가 아닌 김만섭은 쉽사리 상상하기 어렵지만 처음 그는 '택시운전사'를 조심스레 거절했었다. 한 차례 거절 후 그는 고심 끝에 수락했다. 송강호는 "거절이 사실 싫어서 거절했다기 보다는 내가 마음에 준비가 안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변호인'때도 마찬가지다. '택시운전사'도 제작진에서 선뜻 안하면 다른 2순위, 3순위 배우에게 갈 소재의 영화가 아니다보니 조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며 "두려워서 거절은 했지만 이 이야기의 핵심이랄까 여운은 내 마음 속에 점점 더 커져갔고 자리잡아간다고 해야한다고 하나. 그런 과정을 겪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송강호는" 흔히 이야기 하는 일부러 거절하고 이런 개념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 자체를 감당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이런 것들이 제일 첫 번째였던 것 같다"며 "그게 안드는게 더 이상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변호인'에 이어 '택시운전사'를 택한 것이 그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을까. 송강호는 "자기검열이라는 것이 알게 모르게 조금은 있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그 방향성은 다소 다르다. 송강호는 "사회적인 시선, 이런 것들이 조금 왜곡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자기 검열은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거절을 하고 점점 주변에 의견을 물어보는 사람이 거절에 합당한 힘을 실어줄 때 점점 화가 난다. 반대를 해주고 용기를 해주길 바라는데 잘 생각했다고 하면 화가 나고 그 논리에 대해 언성이 높아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검열이라는 것은 정말 이야기하는 검열이 아닌 소신인데, 그 소신을 더욱 더 확고하게 하는 자기검열이라고 해야할까.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2일 개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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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