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07 14:24 / 기사수정 2008.09.07 14:24
[엑스포츠뉴스=변성재, 변광재 기자] '시키시(色紙)'라는 종이가 있다. 국내에서는 '시키시' 또는 '서화판'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예가들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 전에 연습하는 두꺼운 도화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시키시는 하드보드지 재질의 두꺼운 도화지로 돼 있으며 테두리는 금색 칠로 장식돼 있다. 스타들의 직필 사인(autograph)을 받을 종이로는 최고로 칠 만한 것이다.
이제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스타들에게 싸인을 받는 문화다. 시키시는 엽서만 한 사이즈부터 가로, 세로 폭이 2m가 넘는 것도 있다. 이중 노트 크기만 한 8호 사이즈를 통상 사인을 받을 때
쓴다.
가격은 900원 정도로, 종이 한 장 값치고는 비싸다면 비싼 편이다. 좋은 사인을 받을 때 일반 매직이 아니라 두꺼운 펜촉이 있는 매직을 사전에 준비해 가는 것도 좋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탤런트. 영화배우, 스포츠 스타 등에게 사인을 받을 때 꼭 시키시에 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또 그런 시키시는 인터넷 경매사이트 등에서 곧잘 거래된다. 소장가치는 물론, 엄연히 값어치가 매겨지는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말이다.
'그냥 A4용지나 수첩에 싸인을 받으면 어떠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경우 싸인 현장에서 민망한 꼴이 곧잘 연출되곤 한다. 초대권에 싸인을 받거나 공책을 쭉 찢어서 선수한테 달려가는 펜들, 심지어는 신문지를 스타 앞에 들이미는 사람들도 있다. 좋아하고 아끼는 스타에게 그런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가.
설령 그렇게 싸인을 받았다 할지라도 그것은 이미 쓰레기통에 들어갈 운명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일기장이나 메모지에 받아둔 사인을 몇 년이 지나도록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지. 박찬호에게 싸인을 받든 데니스 강에게 사인을 받든 아마 1년도 안 돼 사라질 것이다.
국내에선 사인을 해주는 입장에서도 이를 그저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들은 사인회장이나 어딜 가도 대부분 A4 복사지에 싸인을 하고 있다. 그런 것을 코팅해 벽에 붙여 놓은 음식점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A4용지를 코팅하는 것과 시키시 한 장 구매하는 것 중 코팅이 더 비쌀 듯하다. 차라리 시키시를 썼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앞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로부터 신문지와, A4 용지가 아닌 싸인을 해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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