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02 23:02 / 기사수정 2008.09.02 23:02
그렇다면, 팀의 아이콘을 떠나 보낸 FC 서울의 앞날은 과연 어떠할까?
이번 시즌 박주영의 낮은 팀 공헌도
현재 FC 서울은 K-리그에서 수원에 7점, 성남에 4점 뒤진 채로 3위를 달리고 있다. 4위 울산에는 6점차로 여유 있게 앞서고 있지만, 선두권 추격을 위해서는 남은 경기 전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겉으로 본다면 박주영의 이적은 힘을 내야 할 서울에 큰 마이너스로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박주영의 올 시즌 팀 공헌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단 2골에 그치며 팀의 득점원으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해내지 못했다. 사실상 서울을 고비 때마다 구한 것은 박주영이 아니라 11골을 몰아친 데얀이었다.
데얀과의 호흡 문제
또한, 박주영과 데얀의 호흡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리그 경기에서 박주영과 데얀은 함께 출격하는 일이 잦았지만, 최상의 호흡을 보여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최근 부진에서 벗어난 정조국이 데얀의 ‘파트너’로서 어울렸다. 그러다 보니 귀네슈 감독은 박주영을 측면이나 미드필더로 내려서 경기에 투입하는 일이 많아졌고, 자연히 박주영은 골과 멀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됐다.
존재감이 컸던 박주영
현재로서는 박주영이 제외된 전력이라고 해도 서울이 우승과 멀어졌을 정도로 전력누수가 큰 것 같지는 않다. 어느새 훌쩍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해버린 이청용과 컵대회에서 수원을 침몰시켰던 이승렬, 여기에 터키출신의 제이훈과 부상에서 돌아오는 ‘샤프’ 김은중까지. 여전히 서울의 공격자원들은 넘쳐난다.
하지만, 박주영이라는 스타의 팀 내에서의 존재감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활약이 미미했지만, 박주영은 최근 3년 반 동안 서울의 가장 믿음직한 공격옵션이었다. 선수들은 어디 위치에서든 박주영을 믿고 곧바로 패스를 보내 줄 수 있었다. 팀에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것은 함께 경기하는 동료에게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이제 그런 존재가 팀에 사라졌다. 서울은 위에 열거한 선수 중 하나 이상을 박주영과 같은 존재로 만들던지 선수들 모두가 나서서 박주영이 맡았던 중압감과 부담을 나눠 가지던지 선택해야 한다. 만일,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몇 경기 동안 예상 외의 고전을 할 수도 있다.
가장 큰 흥행수표를 잃은 서울
축구 외적인 문제지만, 3년 반 동안 서울은 적극적인 박주영 마케팅을 통해 많은 이득을 봤다. 항상 박주영을 전면에 내세워 다음 경기를 홍보했고, 구단 관련 물품 판매에서도 박주영이라는 브랜드는 독보적인 가치를 지녔다. 박주영이 떠나면서 FC 서울은 새로운 흥행카드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갖게 됐다.
하지만, 박주영에 버금가는 ‘스타’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구단에서 갖가지 방법으로 선수를 팬들에게 주목시키려 해도 해당 선수의 멋진 활약이 동반되어야 비로소 팬들은 그를 ‘스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에는 이청용, 이승렬, 기성용 등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만한 젊은 선수들이 있다. 축구 외적으로도 이들이 팬들을 열광시키는 활약을 보여줘야 할 이유가 있는 셈이다.
[사진 = 득점 후 서로 끌어안은 서울 선수들 (C) 엑스포츠뉴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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