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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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죽이기

기사입력 2005.02.16 22:24 / 기사수정 2005.02.16 22:24

이은정 기자

프로농구도 5라운드에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앞으로의 플레이오프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관건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수들의 체력만큼이나 시급해 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심판진의 체력 보전이다. 특히 최근 들어 오심이 부쩍 늘었다는 점을 본다면 더욱 우려되는 점이다.

물론 열악한 처우 속에서 매 시합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심판진들의 어려움은 도외시한 체 자꾸 불평만 늘어놓고 있는 자신만 봐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더구나 판정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파라노이드(paranoid , 편집증 환자)라도 된 것 같아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최근의 오심들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아무리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친 들 판정이 시합의 결과를 좌지우지해버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특히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6강 3차전인 오리온스-LG전이나 이번 설날에 있었던 삼성-오리온스전 같은 경기는 어렵게 쌓아온 심판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만 같다.

문제는 오심의 갯수가 아니다

지금 예로 든 두 시합은 오심이 유달리 많아서 손꼽은 것이 아니다. 바로 그 오심으로 인해 바로 도덕적인 불신을 일으켰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지난 삼성-오리온스 전 같은 경우 더욱 심하다.

시합 자체만은 명승부였다. 느린 팀이란 평가절하 되던 삼성이 오리온스보다 빠른 속공으로 승부를 걸어왔다. 그리고 인사이드가 약한 오리온스는 김승현의 놀라운 경기 운영력과 존슨 & 김병철의 분전으로 삼성의 높이에 대응했다. 만약 이대로 끝났다면 올 시즌 최고의 시합 중 하나로 추억되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판정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우선 한쪽 코트에서 골탠딩 판정을 받은 것이 다른 코트에서는 블록슛 판정을 받았다. 휘슬의 기준이 무려 40초만에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마찬가지로 슛 도중에 일어난 파울 역시 한쪽에서는 사이드아웃을 주고 한쪽에서는 자유투를 준다.

물론 지난 시즌을 통해 유명해진 실린더룰과 라인터치는 생각해보면 종종 오심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라인 문제만 하더라도 직접 그 순간을 보지 않았다면 100% 심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또한 TV를 통해 보더라도 여러 각도에서 슬로우 비디오로 보지 않는 한 진위판단은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그 상황이다. 하필 그 순간에서 한 쪽이 유리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부분이 바로 개연성을 의심받게 되는 것이다.

이쯤되니 판정시 
매번 타이밍 못 맞추고 뒷북 항의를 하는 삼성의 안준호 감독님이 더 안타까웠다. 만약 삼성 프런트가 강경하게 나섰거나 삼성이 팬이 많은 인기 구단이었다면 아마 이 정도로 유야무야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기자는 삼성 팬도 오리온스 팬도 아니다. 또한 판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는 하지만 최소한 판정의 권위에 대해서는 의심해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감독들이 항의하는 부분의 절반 이상, 팬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부분에는 80% 이상이 '심판의 판단이 맞다'고 생각한다. 또한 심판도 인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오심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심은 허용될 수 있는 범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에 잉크를 타면 어느 정도 지점까지는 색깔의 변화 없이 투명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그 정도가 넘어서면 물 전체가 잉크로 보인다. 분명 물의 양에 비해 잉크의 양은 지극히 적은데도 말이다. 지난 삼성전도 이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경기에서 판정이 고운 눈으로만 보이지 않게 된다.

문제는 오심보다 '불신'이다

문제는
 그 불신이 어제오늘 시작된 일도 아니고 때로는 농구판 전체를 뒤흔드는 종기이자 한국농구 발전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덮어두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 분명 KBL과 구단관계자 그리고 언론들이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연구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그 개선책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한다. 그리고 그러기에 앞서 프로농구에서 심판들의 현주소와 바라는 점 등을 알아보자.


2부에서 계속...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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