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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삼성, 두 지존의 진정한 승자는?

기사입력 2008.08.30 15:47 / 기사수정 2008.08.30 15:47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7연승의 롯데와 8연승의 삼성.

29일 밤 두 지존이 사직에서 만나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7월 23일부터 8월 29일까지 38일 동안 모든 경기에서 이겨왔던 삼성과 7월 27일부터 8월 29일까지 34일 동안 한 번도 지지 않았던 롯데가 제대로 만나 자웅을 겨뤄본 것이다. 물론 두 팀의 승부는 연승을 이어간다는 의미도 있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서로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라는 의미가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 이런 논란이 있었다.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이냐는 논란이었다. 각각 초원의 왕과 밀림의 왕을 자처하는 두 지존이 만나면 과연 누가 더 우세할 것인가에 대해 서로 의견이 분분했었는데 허무하게도 결론은 '힘센 놈이 이긴다.'였다. 초원의 왕이든 밀림의 왕이든 그들의 배경이나 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 중에서 과연 누가 왕좌를 차지할 만한 힘을 가졌는가가 더 중요한 관건이었던 것이다.



29일의 대결도 그랬다. 7연승의 롯데가 35일 동안의 연승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8연승의 삼성이 39일간의 무패를 이어갈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였지만 반게임 차로 4위와 5위를 달리면서 포스트 진출의 희망을 아슬아슬하게 이어가고 있는 두 팀 중에서 누가 먼저 티켓을 쥐게 될 것인가가 더 큰 관심사였던 것이다.

삼성과 롯데의 올 시즌 상대전적은 6승4패로 삼성이 조금 우세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남아있는 두 팀끼리의 경기수도 무려 8경기에 달했다. 올 시즌 삼성은 두산(7승5패), 한화(9승6패), 히어로즈(10승7패)에게 우세한 경기를 펼쳤고 롯데는 한화(9승6패), LG(9승4패), 기아(8승5패), 히어로즈(9승6패)에게 우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7월 30일 이후 두 팀의 승차가 불과 반게임인 상태에서 한 달여를 달려올 수 있었던 것도 서로 정면충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제 서로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졌고 승자는 롯데였다. 7연승의 롯데가 8연승의 삼성을 잡고 34일 동안 이어왔던 연승행진을 35일간 계속 이어갈 수 있었고 8연승을 달려왔던 삼성은 39일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롯데는 두 팀의 대결에서 삼성을 잡음으로써 두 팀 간의 승차를 반게임 차에서 1.5 게임차로 늘려놓았고 더불어 한화를 3리(0.003) 차이로 제치고 52일 만에 3위로 올라서는 감격까지도 누릴 수 있었다. 롯데는 1승만 더 추가할 경우 올 시즌 최다 연승 타이는 물론, 1992년 6월2일부터 11일까지 기록한 팀 최다 연승인 9연승 타이기록도 세울 수 있다.

30일 밤, 롯데와 삼성은 같은 곳에서 다시 맞붙는다. 8연승을 달리는 롯데는 9연승을 위해 싸울 것이고 8연승에서 멈춘 삼성은 또 다시 새로운 기록을 위해 싸울 것이다.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는 것은 병가에서 늘 있는 일이다(一勝一敗 兵家常事)."라는 말처럼 한 번의 승리와 한 번의 패배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둘 중에서 왕좌(포스트 시즌 진출 티켓)를 차지할 만한 힘이 있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오늘 밤 거인과 사자의 진정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기를 바라는 이유다.

[사진(C) KBO]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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