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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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선의 싸커튜드] 축구장에 물 대신 열정을 채우자

기사입력 2008.08.29 01:58 / 기사수정 2008.08.29 01:58

문용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혹시 '축구장에 물 채우자'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얼마 전 막을 내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뛰어난 실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자 떠오른 말입니다. 상대적으로 8강 진출에 실패한 남자 축구 대표팀의 성적에 실망한 팬들은 서울 월드컵 경기장과 같은 축구장들을 고쳐서 물을 채워 수영장으로 쓰자는 유머러스한 발상까지 토해내며 한국축구에 대한 신뢰를 상당 부분 잃어버린 듯합니다.

우스갯소리지만 가슴 아픈 말

물론 축구장에 물을 채운다는 것은 그저 우스갯소리에 불과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어떠한 말보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불과 6년 전만 해도 전국 곳곳에 잔디구장을 더 늘릴 방도를 찾자는 반가운 의견들이 여기저기서 들렸건만, '이제는 축구장을 없애자!', '축구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비인기 종목에 투자하자!'라는 날 선 비판들이 축구계를 뒤덮은 현실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 축구

그러나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함께하는 스포츠는 축구입니다. 스포츠에 대한 저변이 넓지 않은 우리나라지만, 그나마 생활체육에 많이 뿌리를 내린 것도 축구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축구와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월드컵을 개최한 경험이 있고, 4위라는 높은 순위도 차지해본 국가입니다. 그때 우리는 얼마나 행복했습니까? 올림픽 8강 못 갔다고 한국에서 축구를 그만두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올림픽은 하나의 축구 대회

올림픽 축구가 막을 내렸지만,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축구가 진행 중입니다. 바로 K-리그가 그 주인공입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뛰던 태극전사들은 소속팀으로 모두 돌아갔습니다. 그것은 브라질의 호나우딩요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올림픽은 종료됐고, 각 나라들은 다시금 다음 국제 대회를 기다리며 준비를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선수들은 베이징에서의 영광의 순간을 뒤로 한 채 각자의 클럽에서 온 정성을 쏟으며 소속팀의 우승을 노릴 것입니다. 그것은 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은 축구의 큰 흐름을 통해 본다면 하나의 대회일 뿐이고, 우리의 생활과 함께하는 축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입니다. 비록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하여 낙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한국축구는 꾸준히 발전해오고 있고, 많은 기회가 미래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축구장에 물이 아닌 열정을 채우자!

98프랑스월드컵 마지막 경기였던 벨기에 전에서 수비수 이임생이 머리에 붕대를 두르며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는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그때, 우리는 조용히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함은 4년 뒤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쁨으로 바뀌어서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바로 모두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한국축구에 더는 히딩크와 같은 대단한 명장의 기적을 기대하기는 앞으로도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히딩크 없는 우리에겐 K-리그가 있습니다. 세계와의 수준차도 분명히 존재하고, 여러 가지 문제점과 오류들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K-리그는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K-리그의 수많은 선수가 앞으로도 계속 붉은 유니폼을 입은 채 태극마크를 달고서 세계의 강호들과 힘겨운 싸움을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뜨거운 열정으로 K-리그를 채워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거스 히딩크(2002 한일 월드컵 前 한국 대표팀 감독, 現 러시아 대표팀 감독)
-잘 정비된 큰 규모의 자국 프로리그를 갖고 있지 못하면 월드컵의 패권을 차지할 수 없다.

○아드보카트(2006 독일 월드컵 前 한국 대표팀 감독, 現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 감독)
-한국축구의 수준은 유럽보다 한 수 아래다. 한국축구가 발전하려면 K-리그를 발전시켜야 한다.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문용선의 싸커튜드는 Soccer(축구)와 Attitude(태도)의 합성어입니다. 축구를 보는 좋은 태도, 즐거운 태도, 올바른 태도, 감동적인 태도로서 많은 축구팬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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