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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ic Jumper!] 태권도,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킬 것인가

기사입력 2008.08.27 18:27 / 기사수정 2008.08.27 18:2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전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2008 베이징올림픽이 끝났고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비롯한 선수들은 각기 방송과 언론들을 통해 연일 기사화되고 있다. 그리고 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논란거리가 있다. 바로 한국선수단에 가장 많은 금메달을 안겨준 태권도에 대한 논란이다.

재미없고 단조로운 스포츠, 화려한 기술보다 반격을 잘하는 선수가 이기는 경기

태권도의 경기력과 재미에 대한 논란은 이미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있었다. 선제공격을 하면 오히려 반격 포인트로 점수를 잃을 확률이 높아 어지간하면 모든 선수들이 상대방이 먼저 공격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상대방이 들어오는 허점을 찾아서 기습을 가하는 것에 능통한 선수들이 이기는 확률이 높다.

이러다 보니 긴박한 느낌의 경기보다는 서로 탐색을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서로를 마주 보며 껑충껑충 뛰는 시간이 태권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 '스카이 콩콩' 경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보는 이들이 지루할 수도 있는 그 상황 속에서 두 선수는 상대편의 약점을 노리고 빈틈을 찾기 위한 두뇌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복싱의 경우도 안면을 커버하고 고개를 흔들면서 상대방의 가격을 피해간다. 그래서 상대방의 움직임에 따라 스텝을 밟은 다음, 가격지점을 찾기 위해 상대방의 빈틈을 찾기 시작한다. 바로 이 때가 보는 이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태권도의 경우, 주먹보다는 발로 가격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니 이러한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태권도란 종목을 얼마나 재미있게 요리해나느냐이다. 이번 대회도 재미없다는 지적과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지난 2004 아테네 대회와 비교하면 한층 재미있어 진 것은 사실이다. 보다 정확한 가격이 득점으로 이어졌으며 확실한 득점을 올리기 위해 보다 정확한 공격이 터져 나왔다.

인터넷을 통해 태권도가 재미없다는 의견이 눈에 띠게 많았지만 모든 경기가 일방적이지 않고 간발의 차이로 엇갈리는 경기가 속출해 현장에 있던 관중들과 적지 않은 외신들은 오히려 재미있다는 의견들을 제시했었다. 특히, 자크 로케 IOC 위원장도 태권도를 직접 관전한 뒤, 긴박함이 넘치는 경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다 다이내믹하고 공정한 경기가 되기 위한 규정도 필요

한쪽에서는 화려한 기술보다 기습적인 반격이나 자잘한 공격으로 인해 승부가 엇갈리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태권도의 전략으로 보면 이것도 포인트를 추가하기 위한 기술이 되겠지만 많은 이들은 보다 호쾌하고 화려한 태권도를 관전하길 희망한다.

그리고 부심들의 목격으로 이루어지는 포인트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펜싱과 같은 전자 호구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조정원 WTF(세계태권도연맹) 회장이 밝혔다. 다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해 정확한 채점의 근거로 삼겠다는 태권도 연맹은 지난해 3월 춘천 국제태권도 대회에서 시험적으로 가동했었다.

전자호구가 타격의 정확성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정확한 타격이 아닌 살짝 닫기만 해도 포인트가 올라가면 공정성에 문제가 되고 센서에 오보가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판정에 대한 논란은 더더욱 뜨거워진다.

전자호구에 대한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아직까지 완성된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태권도연맹은 다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전자호구를 공식적으로 승인시킨다는 계획아래 움직이고 있다.

이 부분과 더불어 현재 룰에 대한 몇 가지 계정도 필요하다. 발기술만이 천편일률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태권도의 단조로움도 극복해야 되고 화려한 기술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새로운 규정과 가산점 도입도 필요하다.

4체급을 휩쓴 한국대표선수단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비단, 이번 베이징올림픽만이 아닌, 다른 올림픽에서도 태권도 선수단은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었다. 태권도가 한국의 국기이고 종주국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태권도의 수준과 기량이 점점 향상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세계태권도의 흐름 때문에 애초에 한국태권도 대표팀에게 기대했던 금메달 수는 2개 정도였었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은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쳤고 긴박한 상황에서 회심의 일격을 날리는 집중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여자 57kg급의 임수정(22, 경희대)과 남자 68kg급의 손태진(20, 삼성 에스원), 그리고 남자 80kg 초과급의 차동민(22, 한체대)등은 모두 세계적인 강자들과 치열한 승부를 벌여 금메달을 목에 건 이들이다. 또한 여자 67kg급의 황경선(22, 한체대)은 8강전에서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하고서도 눈물겨운 투혼을 펼쳐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태권도를 제외한 다른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따스한 환영을 받았지만 왠지 태권도 선수들은 그들에 비해 때론 싸늘한 반응도 나타났다.

태릉에서 훈련할 때, 하루에 셀 수 없는 발차기 연습을 하며 올림픽을 준비한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들은 다른 종목 선수들 못지않은 값진 땀과 눈물을 흘렸던 이들이다. 그리고 양궁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국내 선발전을 마치고 쟁쟁한 외국선수들과 겨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거듭했었다.

태권도의 현재 룰과 규정 중 일부는 분명히 개선되어야 될 여지가 있지만 태권도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으며 금메달 4개를 획득한 한국선수단은 그 결과에 뜨거운 호응을 받아야할 명분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일부 외신들이 태권도의 위세가 흔들리고 있고 중국의 우슈나 일본의 가라데가 태권도를 위협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제 태권도도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해야 하고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계속 남기 위해 입지를 다져야할 상황에 국면 했다.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새로운 경기방식과 룰의 규정, 그리고 멕시코와 이란, 그리고 중국 등이 새로운 태권도의 강자로 부상했듯이 보다 다채로운 나라가 메달을 두고 경쟁할 수 있는 저변의 활성화도 시급하게 이루어져야한다.


[사진 =  임수정, 손태진 (C) 이석재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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