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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 차동민 금메달 다시보기

기사입력 2008.08.26 15:51 / 기사수정 2008.08.26 15:51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8월 23일 중국 베이징 과학기술대학교체육관(중국어: 北京科技大学体育馆)에서 열린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 대회에서 2006년 세계대학선수권 우승자 차동민이 지난 올림픽 2위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를 결승에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차동민은 대회 다음날인 24일, 만 22세가 되는 생일을 맞이했다.
 
16강에서 2004년 올림픽 9위 크리스토퍼 모이틀란드(코스타리카)를 1 : -2로 꺾은 차동민은 이후 올해 아시아선수권 3위 아크말 이라가셰프(우즈베키스탄)를 2-0, 2000년 올림픽 -80kg 우승자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쿠바)를 1-0으로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모이틀란드는 차동민보다 4cm 작지만 평소체중이 95kg 안팎이라 메이저대회 경험이 없는 차동민에게 쉽지 않은 상대로 여겨졌다. 1라운드에서 선제 발차기로 2점을 얻으며 우위를 점한 차동민은 경고 2회로 1점이 깎이며 고전했으나 상대가 경고 4회로 감점 2를 당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준준결승 상대로는 세계선수권 -84kg 2위(2005)·3위(2001) 혼 가르시아(에스파냐)가 유력했지만 치열한 난타전 끝에 이라가셰프가 16강에서 11-10으로 승리하고 올라왔다. 차동민보다 체격은 우위지만 올해 아시아선수권 외에는 메이저대회 경험이 없어 해볼 만한 상대로 예상됐다.

차동민은 2라운드에 상대의 발차기 반격에 1점을 내줬지만 1, 3라운드에서 선제 발차기로 각 1점을 획득했고 가르시아가 경고 2회로 감점 1이 되면서 승리했다. 차동민의 경고는 1회. 가르시아는 16강에서 체력소모가 많아 반격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마토스의 준결승 진출은 예상대로였다. 올림픽 정상 등극 후 메이저대회 입상에 실패했고 만 31세의 나이로 체중한계가 없는 체급으로 첫 국제대회 출전이지만 풍부한 경험과 193cm의 신장은 위협적으로 여겨졌다.

준결승에서 양 선수는 경고를 받을만한 수비적인 상황을 연출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공격에서 이렇다 할 실마리를 찾지도 못했다. 차동민은 1라운드에서 발차기 반격으로 1점을 얻은 것을 끝까지 유지하며 은메달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결승에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84kg 우승자 모디보 다바 케이타(말리)의 진출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여겨졌으나 케이타는 준준결승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2004년 올림픽에서 문대성(현 IOC 위원)에게 KO패로 은메달에 그친 니콜라이디스가 두 대회 연속 한국 선수와 결승에서 만나게 됐다.

지난 올림픽 2위 이후 니콜라이디스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84kg 5위·올해 유럽선수권 +84kg 1위를 기록했다. 체중제한이 없는 체급 취지에 걸맞게 어떤 격투기에서도 헤비급으로 분류될 당당한 체격과 이번 올림픽까지 메이저대회 참가 4회의 풍부한 경험을 두루 갖췄다.

이번 대회에서 차동민이 자신보다 작은 선수를 상대한 것은 16강이 유일했다. 그러나 니콜라이디스 같은 거구와의 대결경험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니콜라이디스가 만 2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3경기 연속 1점차로 승리하면서 겪었을 체력소모는 준결승과 마찬가지로 양 선수가 수비적인 신중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할만한 이유였다.

체격과 경험의 절대적인 열세인 차동민은 섣부른 선제공격보다는 반격과 경기 후반을 노리는 경기운영을 해야 승산이 있으며 초반에 실점한다면 추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차동민은 1라운드에서 선제 발차기 2회 성공으로 3점(2+1)을 획득하며 발차기 반격 2회로 2점을 얻은 니콜라이디스에게 우위를 점했다.
 
선제공격이 불리할 것으로 여겨진 상황에서 오히려 1라운드에서 우위를 점한 차동민과 허를 찔린 니콜라이디스는 서로 이유는 다르지만, 소극적인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차동민은 2라운드에서 경고 1회를 받았으나 감점은 되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 양 선수는 선제 발차기로 각 1점을 얻었고 3라운드는 차동민이 반격, 니콜라이디스가 선제 발차기로 1점을 얻어 결국 총점 5-4로 차동민이 승리했다. 니콜라이디스는 올림픽 2회 연속 한국 선수에게 결승에서 패하는 불운을 겪었다.
 
차동민의 나이는 4년 후를 기대하기 충분하지만,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와는 다른 체급으로 운영되어 별도의 예선을 치러야 참가할 수 있는 태권도만의 독특한 제도 탓에 차기 올림픽 참가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메이저대회 경력이 전혀 없는 차동민의 올림픽 우승은 선수 개인과 한국의 영광이긴 하지만 국제대회와 동떨어진 운영이라는 비판을 면하긴 어렵다. 하루속히 대륙·세계선수권과 올림픽과의 연계를 통해 메이저대회 상위 입상자의 본선 진출권 부여와 올림픽 자체예선 규모 축소 및 자격제한 등으로 올림픽 태권도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를 뽑는 대회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차동민 (C) 2008년 올림픽 공식홈페이지]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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