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16 17:04 / 기사수정 2008.08.16 17:04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15일, 여자배드민턴 복식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경원(28, 삼성전기)과 이효정(27, 삼성전기)은 중국의 두징 - 유양조에게 세트스코어 0-2로 패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기가 끝나자 경험 많은 이경원은 상대선수들과 웃으면서 악수를 나누고 담담하게 퇴장했다. 그러나 이효정은 잔뜩 풀이 죽어있는 모습이었다. 준결승까지 잘해줬던 이효정은 결승전에서 두징 - 유양의 맹폭에 무너졌다. 게다가 뼈아픈 실책도 많았던 것이 내심 아쉬웠다.
경기 도중, 발목에 테이핑을 해가면서 끝까지 선전한 이경원을 보고 더욱 잘하겠다는 마음이 이효정에겐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경원의 부상으로 잠시 두 복식 선수의 밸런스가 흐트러진 사이, 중국 팀은 얄밉도록 집요하게 파고들어왔다.
그 순간에서 이효정은 이내 흔들리고 말았고 결국, 결승전에서 패하자 이효정은 이내 침울해져갔다. 경기가 끝나고 대기실에서도 눈물을 펑펑 쏟았는지 눈이 충혈 된 채, 시상대에 올라간 이효정은 끝내 시상식에서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의 실책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컸던지 이효정의 눈물은 좀처럼 그칠 줄 몰랐으며 이내 씩씩하게 버티고 있던 이경원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동안 이 무대에 서기 위해 지독하게 흘렸던 땀과 눈물은 시상식에 섰을 때 영화처럼 머리에 스쳤을 것이다. 물론 금메달을 땄더라면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겠지만 세계복식 4위인 이경원 - 이효정이 결승에 진출한 성과만 봐도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 사실이다.
세계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1위부터 3위까지는 모두 중국 조가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탑 랭커들이 한 국가에 몰려있으면 이들 팀들은 서로 실전과 같은 연습을 하면서 더욱 경쟁력을 키워나간다. 연습 상대는 강한 상대가 많을수록 훈련 효과는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중국에 비해 세계랭킹 4위인 이경원 - 이효정조는 때론 남자 선수들을 상대로 훈련에 임했지만 세계 정상의 복식조와 지속적인 연습을 하는 것과 남자선수들과 하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
그리고 양궁 여자개인전에서는 당연히 금메달이 예상됐지만 어느 종목이건 간에 변수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이다. 실제로, 양궁 여자 개인전이 벌어진 올림픽그린경기장은 아무리 뛰어난 명궁사가 간다 하더라도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경기가 끝나면 변명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중국 관중들이 양궁경기 도중에 보여준 비 매너는 정도를 넘어선 행위였다. 호루라기 소리와 페트병 두드리고 소리, 그리고 외마디 소음 등은 양궁경기 도중에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공해'들이었다.
이러한 와중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박성현(25, 전북도청)은 충분히 선전했고 자신의 몫을 다해줬었다.
또한, 펜싱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남현희(27, 서울시청)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발휘하며 결승전에 진출한 것이고 나머지 은메달과 동메달 리스트들도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값진 성과를 얻은 것이다.
미국에 이어 은메달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새가슴'이라 부르고, 결승전에서 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옳지 못하다. 비록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모두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해서 좋은 성과를 거둔 선수들이고, 이들의 기회는 여기서 다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는 올림픽 국가순위를 금메달 수로 따지는 것이 아닌, 모든 메달의 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매기고 있다. 이제 국내에서도 은메달과 동메달의 가치가 점점 살아나고 있는 추세로 인해 이들 선수들이 제대로 조명 받을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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