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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도 남자 -81kg 김재범, 연장 또 연장 그 속에서 빛난 은메달

기사입력 2008.08.14 08:55 / 기사수정 2008.08.14 08:55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8월 12일 중국 베이징 과학기술대학체육관(중국어: 北京科技大学体育馆)에서 열린 올림픽 유도 남자 -81kg에서 올해 아시아선수권 우승자 김재범이 4승 1패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재범은 2004년 세계청소년선수권 -73kg 우승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후 아시아선수권(2005)·월드컵(2006) -73kg 1위로 성공적인 성인대회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올림픽을 앞두고 -81kg에서 아시아선수권과 슈퍼월드컵을 잇달아 제패하여 기세도 좋았다.
 
다만 -81kg 전향이 오래되지 않아 타 강자와 견줘 평소 체중이 부족하고 체급 국제경험이 부족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번 대회 참가 35명 중 32강 직행 29인에 포함된 김재범은 지난해 월드컵 우승자 세르게이 슌디코프(벨로루시)와 대결했다. 2004년 올림픽 17위·지난해 세계선수권 27위로 세계규모 메이저대회에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올림픽·세계선수권 경력이 없는 김재범에게 유럽선수권 1위(2006)·2위(2007), 월드컵 1위(2005년 2회, 2007)·3위(2006)라는 슌디코프의 성과는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김재범은 상대의 지도(시도) 2회로 유효(유코)를 얻고 여기에 효과(고카)를 추가하는 동안 어떤 득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상대는 예상대로 지난해 유럽선수권 우승자 로베르트 크라브치크(폴란드)였다. 2003년 세계선수권 3위로 국제무대에 데뷔하여 2004년 올림픽 5위, 2005년 유럽선수권·슈퍼월드컵(2005, 2006년 2회) 3위를 기록했다. 2007년 세계선수권 5위 경력자이기도 하여 고전이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김재범은 상대 지도 3회로 절반(와자리)을 획득, 자신의 지도 1회로 효과에 그친 크라브치크에게 우위를 점했고 경기종료 10초를 남기고 한판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크라브치크는 패자부활전을 통해 대회 7위에 올랐다.
 
애초 김재범이 준준결승까지 올라간다면 상대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치아구 카밀루(브라질)가 유력했다. 김재범과 마찬가지로 -73kg으로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 2000년 올림픽 2위라는 깜짝성적을 낸 카밀루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81kg으로 세계선수권을 제패했고 올해 슈퍼월드컵·월드컵 3위에 올랐다.
 
그러나 타고는 재능과 견줘 꾸준함과는 거리가 있고 -81kg 경력도 오래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입증하듯 김재범과 준준결승에서 만난 선수는 올해 유럽선수권 우승자 조앙 네투(포르투갈)이었다. 카밀루는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획득, 전년도 세계정상의 체면은 지켰다.
 
김재범·카밀루와 -73kg에서 증량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네투는 2005년 월드컵 3위로 본격적인 -81kg 활동을 시작, 두 선수보다 체급 경험이 풍부하다. 2006년부터 유럽선수권 7위(2006)·월드컵 1위(2006년 2회)·2위(2007년 2회)를 기록했고 올해는 슈퍼월드컵·월드컵을 제패했다.
 
김재범은 네투보다 5cm 크나 평소체중은 열세였고 정규시간 5분 동안 두 선수는 무득점으로 골든스코어 방식의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에서 네투가 2분 42초에 지도를 받으면서 효과를 획득한 김재범은 승리가 확정됐다. 유도 연장전은 기본적으로 정규경기와 시간은 같지만, 과거 축구의 골든볼 제도와 마찬가지로 점수 획득과 함께 종료된다.
 
대진상 최대 준준결승이 한계로 여겨졌던 김재범의 준결승 상대는 200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후일라우머 엘몬트(네덜란드)였다. 2004년 올림픽 21위로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딘 엘몬트는 이후 세계선수권 3위(2007)·유럽선수권 3위(2005-07), 슈퍼월드컵 1위(2005, 2007)·2위(2005), 월드컵 3위(2006)를 기록했다. 올해 올림픽 이전에는 유럽선수권 2위에 올랐다.
 
신장은 김재범보다 6cm 작지만, 경험이 풍부하여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고 실제 준결승은 정규시간 5분 동안 서로 지도 1회로 효과를 주고받으며 연장에 돌입했다. 두 선수 모두 2경기 연속 연장이라는 극한의 상황이었다.
 
체력전 영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던 연장에서 마지막에 웃은 것은 종료와 함께 효과를 획득한 김재범이었다. 지칠 대로 지친 엘몬트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해 5위에 머물렀다.
 
1년도 안 된 체급 경험에도 결승에 오른 김재범의 마지막 상대는 2005년 유럽선수권 우승자 올레 비쇼프였다. 2005년 월드컵 3위를 기록한 비쇼프는 이후 슈퍼월드컵 1위(2007)·2위(2006-07)·3위(2007년 2회)를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는 23위로 입상에 실패했지만, 올해 월드컵 1·3위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올림픽에 임했다.
 
첫 올림픽인데다가 2005년 유럽선수권 정상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메이저대회 입상경력도 없는 비쇼프는 김재범의 이날 상대 중 가장 격이 떨어졌다. 그러나 연장없이 세계규모 메이저대회 첫 결승 진출로 기세와 체력을 겸한데다가 체격도 우세하여 힘을 너무도 소진한 김재범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은메달에 그치긴 했지만 5분 동안 유효 1회만을 내준 것은 오히려 김재범의 선전을 칭찬할만하다. -73kg 시절까지 합쳐 세계규모의 성인메이저대회에 처음 참가했음에도 체급 경험의 절대 부족과 아직 완전하지 않은 증량이란 악재를 극복하고 올림픽 정상에 오른 김재범은 이제 만 23세다.
 
이번 대회 대진에서 확인했듯이 180cm의 신장은 체급에서 충분하고도 남는다. 증량의 완전정착으로 체격을 가다듬고 국제대회 출전을 거듭한다면 차기 세계선수권에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김재범 (C) 2008년 올림픽 공식홈페이지]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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